▲ 대한민국 20세 이하 대표팀에 합류한 정우영 ⓒ강경훈 통신원

[스포티비뉴스=무르시아(스페인), 강경훈 통신원/ 한준 기자] "같이 경기를 뛰는 선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파울루 벤투 국가 대표팀 감독은 지난 2월 고국 포르투갈에서 휴식을 취하며 유럽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수들은 직접 살피기 위해 움직였다. 본인을 포함한 포르투갈 코치진이 둘러본 선수 중 발렌시아의 이강인, 지로나의 백승호가 3월 A매치 명단에 포함됐다.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20)은 2019년 FIFA 폴란드 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정정용호'로 향했다. 정정용호는 본선 대비 평가전으로 스페인 무르시아에서 우크라이나, 프랑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중계는 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전에 출전한 정우영의 활약상을 담은 편집 영상이 국내에도 화제가 됐다. 이미 바이에른 뮌헨 1군 선수로 UEFA 챔피언스리그(벤피카전)와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전)를 밟은 정우영은 또래 선수들 사이에 단연 돋보였다. 

이강인, 백승호와 달리 인천 유나이티드 18세 이하 팀인 대건고에서 생활하기까지 한국에서 축구를 배운 정우영의 바이에른 입성은 의미가 또 다르다.

스페인 무르시아 전지훈련 현장에서 스포티비뉴스를 만난 정우영에게 동시에 A매치 일정이 진행 중인 대표팀에 대해 물었다. '벤투호' 스태프가 뮌헨에 왔지만 본인이 직접 만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먼저 선발된 이강인, 백승호에게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물론 본인도 언젠가 가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대표팀 코치진이)오셨다고는 들었는데 만나보지는 못했어요. 당연히 대표선수로서 꿈도 있고 목표도 있어요. 그렇지만 먼저 (백)승호 형이나 (이)강인이가 A대표팀에 간 것에 축하해주고 싶어요. 저도 열심히 하다보면 A대표팀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 자체 연습 경기로 몸을 푼 정우영 ⓒ강경훈 통신원

정우영은 국가대표 데뷔 전에 세계 최고의 무대인 UEFA 챔피언스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에 출전했다. 교체로 나서 짧은 시간을 소화했지만 강렬한 플레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우영은 이것이 성장을 위한 계기가 될 뿐, 아직 자신이 발전할 부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일단 챔피언스리그나 분데스리가에서 데뷔를 했다는것이 저에게 좋은 경험이고요. 조금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우영은 최근 독일 언론이 보도한 이적설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있는 마인츠, 지금도 구자철과 지동원이 뛰고 있는 아우크스부르크가 정우영 영입을 원한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정우영의 목표는 우선 바이에른에 자리를 잡는 것이다. 

"일단 제가 있는 팀이 뮌헨이고, 현재에 충실해야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독일에서 뛰는 한국 선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재 대표팀에 합류한 지동원 이청용 이재성은 물론 대표팀에서 은퇴한 구자철,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황희찬, 대표팀에 뽑히지는 못했지만 꿈을 위해 뛰는 박이영 서영재 등이 독일 1,2부리그에서 활동 중이다. 해외 생활이 처음인 정우영은 "형들과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만나지는 못하는데, 연락은 자주 하고 있어요"라며 힘이 된다고 했다. 

바이에른 팀 내에서는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가 정우영을 챙기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정우영은 "친한 것은 키미히와 나브리"라며 "뮐러 선수는 친하기보다는, 나이가 있고, 어린 선수들을 챙기는 부분이 있어요. 조언을 많이 해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프로필상 키가 179cm인 정우영은 아주 작은 편은 아니지만 독일 무대에서 경쟁하기엔 아직 체구가 왜소하다. 정우영이 바이에른에서 뛰면서 배우고 터득한 비결은 두려워 하지 않고 부딪히는 것이다.

"독일 말로는 '미아 산 미아(Mia san mia)'라는 표현이 있는데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우리"라는 뜻이에요.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경기를 승리하려고 하는 철학을 갖고 있어요. 바이에른에서 강조하는 것은 첫째 자신있게 플레이하는 것, 그리고 도전하는 것입니다. 체구가 크더라도 일단 경기장에 들어가면 같이 경기를 뛰는 선수로서 두려워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정우영에게 즐기라고 얘기한 뮐러(왼쪽)

우크라이나에 0-1로 패한 한국은 26일 새벽 2시 스페인 무르시아 핀타르 아레나에서 프랑스와 친선 경기로 전지훈련 마지막 일정을 보낸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이룬 프랑스는 연령별 대표팀도 최고의 전력을 자랑한다. 우크라이나전 후반 15분 투입되었던 정우영은 프랑스전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하고 있다.

"내일 프랑스와 경기가 있는데 한국 시간으로는 늦은 새벽이겠지만, 꼭 저희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우영의 독일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2)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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