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싫어" 시절의 긱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라이언 긱스에게 1990년대 프리미어리그는 전쟁같았던 것일까. 라이벌이라면 모두 싫어했던 그 시절을 추억했다.

긱스는 1990-91시즌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그가 은퇴한 것은 2013-14시즌 이후. 무려 23년 동안 맨유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처음엔 공격적인 왼쪽 날개로 활약했지만 이후엔 중앙 미드필더로 전향하면서 노련미를 과시했다. 902경기에서 157골과 171도움을 기록했다. 사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축구 선수로서 긱스는 전설 그 자체다.

긴 세월을 맨유와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보낸 긱스는 1990년대 프리미어리그는 치열한 라이벌 의식이 강했다. 특히 1990년대 맨유를 위협한 유일한 대항마 아스널은 철천지 원수와 같았다.

데일리메일이 24일(한국 시간) 보도한 긱스의 인터뷰엔 전쟁같았던 1990년대 프리미어리그를 읽을 수 있다. 긱스는 "나는 아스널을 좋아하지 않았다. 패트릭 비에이라를 싫어했는데 지저분한 플레이 스타일에 자기 맘대로 모든 걸 했다. 엠마뉴엘 프티도 싫어했는데 긴머리였기 때문이다. 데니스 베르캄프도 좋아하지 않았다. 베르캄프는 에릭 칸토나만큼 뛰어나진 않다고 믿었다"면서 당시 아스널을 보는 눈이 어땠는지 밝혔다.

이어 "지금은 정말 좋은 사람이란 걸 알지만, 로베르 피레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을 보지도 않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하길 원하지도 않았다. 나 스스로가 그들을 평가하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부드러워진 긱스 감독님.

하지만 사람을 그저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당시로선 상대와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또 최고가 되기 위해 라이벌 의식을 강하게 세워야 했다. 긱스는 "내가 그런 사람은 아니다. 진짜 내 모습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머릿속엔 그렇게 혐오에 가까운 강렬한 것을 머리에 넣어야 했다. 순수한 동기부여였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벌 의식이) 우리 깊이 박혀 있었다. 그게 우리 실력을 끌어내줬고, 그런 라이벌 의식이 우리에겐 전부였다. 당시엔 리버풀보다 (라이벌 의식이) 더 강했다"면서 아스널과 특별했던 라이벌 관계를 설명했다.

그런 강렬한 정신력 때문이었을까. 1998-99시즌 FA컵 4강전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폭발적인 돌파 이후 기록한 득점은 긱스 축구 역사에 가장 위대한 장면 중 하나다. 그리고 이 시즌 맨유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긱스는 13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2번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각각 4번식의 FA컵, 리그컵 우승 등 수많은 우승 컵을 들며 영광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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