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욱-김석윤-이재규-이병헌(왼쪽부터).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과거부터 이뤄졌지만, 최근 두드러진 변화가 있다. 바로 영화와 드라마, 그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질 좋은 콘텐츠를 탄생시키는 현상이다. 과거에는 감독은 영화, PD는 드라마라는 경계가 확실했지만, 현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드라마가 곧 영화고 영화가 곧 드라마다.

최근 OCN은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첫 작품은 '트랩'이었다. 이 작품은 영화 '백야행'을 연출한 박신우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인기리에 종영했다. 7부작으로 모든 작품이 방송된 후, 디렉터스 컷으로 영화 분량으로 편집한 작품이 특별 편성되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감독이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하지만, 드라마 PD가 영화를 연출해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예능 PD 출신의 김석윤 감독(현 JTBC 드라마 본부장)과 드라마 연출을 했고, 여전히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이재규 감독이다. 

과거에는 이렇게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이들을 '특별한 경우'라고 이야기했지만 현재는 아니다. 최근 박찬욱 감독은 영국 BBC에서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래서 대표적인 '형식파괴자 4인'의 행적을 살펴봤다.

▲ 박찬욱 감독

▲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스틸. 제공|왓챠플레이
박찬욱 감독은 지난 1992년 영화 '달은… 해가 꾸는 꿈'으로 데뷔했다. 그동안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등을 연출,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를 연출하기도 했다. 감독 뿐만 아니라 제작자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최근 영화 연출작은 '아가씨'다.

영화 감독으로 데뷔한지 27년만에 드라마 연출에 도전했다. 존 르 카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리틀 드러머 걸'을 연출한 것이다. 물론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을 담기 위해 드라마를 선택했지만, 27년만에 도전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박 감독은 드라마를 연출한 이유를 원작에서 찾으며 "줄이면 줄일 수 있겠지만 아까운 부분이 많았다"며 "분량 문제로 드라마로 만들어야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BBC에서 방송된 후 박 감독은 재편집 과정을 거쳐 6부작 드라마로 다시 만들었다. 감독판 '리틀 드러머 걸'은 오는 29일 왓챠플레이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 김석윤 JTBC 드라마 본부장

김석윤 PD가 연출한 드라마 '눈이 부시게' 현장. 제공|JTBC

김석윤 본부장은 KBS 예능국 PD로 시작했다. 2002년부터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연출했고, 시트콤 '달려라 울엄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등은 연출했다. 그러던 중 2006년 극장판 '올드 미스 다이어리'로 영화감독을 데뷔했다. 

JTBC 이직 후에도 드라마와 예능을 오가며 활발히 연출을 하면서도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연출, 감독 필모그래피도 함께 쌓았다. JTBC 드라마 본부장을 겸하면서 추가로 새로운 오리지널 영화를 연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조선명탐정' 시리즈 역시 김석윤 본부장의 일정에 맞춰 촬영을 이어왔고,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단 세 작품만 만들어졌다.

최근작은 지난 19일 종영한 드라마 '눈이 부시게'다. 시간여행자라는 설정에서 시작한 이 작품은 혜자(김혜자)가 사실은 알츠하이머 환자였다는 충격적이면서 슬픈 반전이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김과 동시에 김석윤이라는 브랜드의 진가를 입증했다. 

▲ 필름몬스터 대표 이재규

이재규 감독이 연출한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이재규 대표는 2003년 MBC 드라마 '다모' PD로 데뷔했다. 이서진과 하지원이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많은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다. 이후 드라마 '패션 70s'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를 연출한 후 영화 '역린' 감독으로 스크린에 진출했다. 

영화 연출작은 데뷔작 '역린'과 '완벽한 타인' 단 두작품이지만, 모두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완벽한 타인'은 실험적인 작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흥행에도 성공하며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드라마틱 시네마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드라마와 영화 경계 무너트리기에 일조했다. 그는 여전히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활동 중이다. 영화 '완벽한 타인' 성공 후 현재는 인기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을 실사화한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 작가 겸 감독 겸 PD 이병헌

▲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영화 '극한직업' 스틸.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새롭게 떠오른 감독도 있다. 바로 영화 '극한직업'으로 천만감독 반열에 오른 이병헌이다. 영화 '과속스캔들' '써니' 각색자로 참여한 그는 영화 '힘내세요, 병헌씨'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고, '타짜-신의 손' 각색, '오늘의 연애' 각본 등으로 글도 쓰고, 연출도 놓지 않았다.

상업영화 연출 데뷔작 '스물' 역시 성공적이었다. 이른바 '말맛 코미디' 장르를 만들었고, 자신만의 특색있는 영화로 '배우 이병헌'과 동명이인이 아닌 '감독 이병헌'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도경수, 채서진 주연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로 드라마 연출에 도전했다. 

지난 2018년 영화 '바람 바람 바람'로 큰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다음해 개봉한 '극한직업'으로 제대로 터트렸다. 정통 코미디에 자신의 장기를 살린 '말맛'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1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그의 차기작은 드라마다. '스물' 여자버전으로 알려진 '멜로가 체질'은 오는 7월 JTBC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yej@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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