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드람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MVP를 수상한 이재영 ⓒ 양재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양재동, 조영준 기자] "앞으로 많이 받아들이고 더 배워야 할 것 같아요. 배구를 하면서 배구에 대해 많은 걸 배우지 못했는데 그래서인지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보다 앞으로 더 잘하려면 많은 선생님을 만나면서 배워야 합니다."

챔피언 결정전과 정규 리그 만장일치 MVP로 선정됐지만 이재영(23, 흥국생명)의 목마름은 해결되지 않았다. 배구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힌 이재영은 "다시 한번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당차게 말했다.

▲ 이재영이 정규 리그 MVP를 받은 뒤 수상 소감을 하고 있다 ⓒ 양재동, 곽혜미 기자

해외 진출 꿈꿨지만 현실적인 목표는 'Again 통합 우승'

2년 전, 이재영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해외 진출을 하고 싶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이재영은 "해외 진출을 하게 된다면 일본 무대에서 뛰고 싶다"라고 밝혔다.

여자 배구 최고 무대는 터키 리그다. 또한 잠시 열기가 식었던 이탈리아 리그도 최근 부활의 조짐이 보인다. 그러나 동양권 선수가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터키와 이탈리아,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 리그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다.

터키와 이탈리아 명문 구단에서 뛰는 공격수들은 185cm에서 190cm를 넘는 선수들이 많다. 이재영은 뛰어난 근력과 운동 신경을 타고났지만 키가 178cm다.

일본의 왼손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나가오카 미유는 지난해 이탈리아 명문 이모코 팀에서 뛰었다. 179cm인 그는 빅 리그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쉽지 않았다.

유럽과 남미 선수 못지않게 장신 군단이 된 중국도 빅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주팅(터키 바키프방크)밖에 없다. '복병' 태국은 눗사라 톰콤이 터키 리그에서 뛴 적이 있지만 포지션은 세터였다.

일본 리그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조직력을 강조하는 배구가 특징이다. 지금의 이재영이라면 충분히 도전해볼만 하지만 그는 말을 아꼈다.

이재영은 "어린 시절부터 해외 리그에서 뛰는 것이 목표였는데 항상 그런 말을 하면 욕을 먹었다"며 "지금은 그것을 생각하지 않고 다시 한번 통합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자매 ⓒ 양재동, 곽혜미 기자

예비 FA 시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즐기겠다

이재영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아직 23살이라는 점이다. 국내 V리그에서 그는 20대 초반에 정점에 올라섰다. 정규 리그 우승을 2회 경험했고 모든 선수들의 꿈인 챔피언 결정전 승자가 됐다. 또한 챔피언 결정전과 정규리그에서 모두 MVP를 거머쥐었다.

V리그 최고의 선수가 됐지만 그는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며 앞만 보고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영은 "아직 배구에 대해 많이 배우지 못했다. 더 잘하는 선수가 되려면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2019~2020 시즌을 마치면 이재영은 FA 자격을 얻는다. 예비 FA 시즌을 앞둔 그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면 경기에도 지장이 있다. (FA를) 의식하지 않고 즐기면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말했다.

이재영은 해외 진출에 대해 말을 아끼고 다음 시즌 통합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V리그 최고봉을 정복한 그의 새로운 목표는 챔피언 왕관을 지키는 것이다. 다음 시즌이 끝난 뒤 이재영의 행보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 도드람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감독상을 받은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 양재동, 곽혜미 기자

뛰어난 선수 뒤에는 은사가 버티고 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지도자의 길을 열어주신 조혜정 선배님께 감사한다"며 선배에게 감사를 보냈다.

조혜정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이었다. 그는 2010년 GS칼텍스의 지휘봉을 잡으며 '여성 감독 시대'의 첫 문을 열었다. 그 뒤를 이은 박미희 감독은 80년대 '미도파 전설'을 이끌었다.

어느덧 지도자가 된 박 감독은 한국 여자 배구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이재영을 조련하고 있다. 이재영은 "감독님이 꽃다발을 주실 때 울컥했다. 저를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해주시고 배구를 잘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박 감독에게 영광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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