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고준희, 이미숙, 최태준.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어디로 튈 지 모르는 논란의 연속에 방송가가 잔뜩 몸을 사렸다. 배우 고준희와 이미숙, 최태준의 연이은 드라마 출연무산이 방송가의 긴장된 분위기를 반영한다.

고준희는 출연을 조율 중이던 KBS2 드라마 '퍼퓸'에서 빠졌다. 오래 검토하던 작품이었지만 지난 1일 결국 합류가 무산됐다<4월1일 스포티비뉴스 단독보도>. 이날 밤 제작사 호가엔터테인먼트 측은 "제작사와 배우 고준희측은 드라마 '퍼퓸'에 출연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합의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라며 이를 공식화했다. 불과 나흘 전 하차설이 해프닝으로 끝났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당장 5일 대본리딩이 잡힌 가운데 나흘을 앞두고 여주인공이 하차한 셈. 후임으로 배우 고원희가 낙점됐다.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23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가 이른바 '승리 단톡방 여배우'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방송 이후 문제의 여배우가 그것이 승리와 같은 소속사 YG에 몸담았던 고준희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기 때문. 고준희는 드라마 출연 무산과 별개로 이른바 '승리 단톡방 여배우'로 자신이 거론되는 데 대해 자신은 무관하다고 강조하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강력한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3일엔 이미숙의 소식이 전해졌다. 그 역시 SBS 새 드라마 '시크릿 부티크' 출연을 검토하고 있었지만 결국 출연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소속사 측은 "출연이 무산됐다. 출연과 관련해 세부적인 이견이 있었고, 출연을 논의하던 중 최종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당장 촬영이 시작되는 드라마에서 핵심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가 사라진 것이다.

이미숙은 재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배우 고(故)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세간의 도마에 올랐던 터다. 2009년 장자연 사망 당시 같은 소속사에 있다 이적하며 계약 분쟁을 겪고 있었던 이미숙은 최근 재조사와 함께 다시 조명되고 있는 당시 사건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 속에 주목받고 있다. 당시 소속사 분쟁 해결을 위해 이미숙이 매니저를 시켜 장자연에게 일명 '장자연 문건'을 작성하게 했다는 보도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침묵하던 이미숙은 필요하다면 추가조사를 받겠다며 고인의 명예 회복과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나섰고 지난 3일 비공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4일에는 최태준의 tvN '호텔 델루나' 출연 무산 소식이 전해졌다.아이유 여진구의 합류로 관심을 모으던 '호텔 델루나'에서 최태준은 고구려 귀족 후손 조우현 역을 검토하다 결국 촬영에 나서지 않았다. 소속사 측은 "분량과 캐릭터에 대한 의견차가 있었고, 결국 출연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태준이 불볍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 등과 친분을 공공연히 언급해왔다는 점에서 눈총이 이어지고 있다.

출연이 거의 성사 단계에 있던 주연급 배우들이 촬영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줄줄이 드라마에서 빠지는 작금의 사태는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는 방송가, 연예가의 긴장된 분위기를 반영한다.

특히 '버닝썬 사태'에서 시작된 논란이 빅뱅 승리, 가수 정준영, 최종훈 등으로 옮겨붙어 이들이 출연하던 프로그램까지 번지고 관련 연예인들이 줄줄이 입방아에 올라 연예생명을 마감하다시피 하며 긴장과 위기가 더 커졌다.

자신이 아니라 남편이 사건에 연루돼 참고인 조사를 받았을 뿐인 박한별이 출연중인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처럼 구체적 혐의가 없어도 거론된 당사자는 물론 출연하는 작품, 관계자까지 타격을 피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태준의 경우 문제가 된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 '승리 단톡방'의 멤버가 아닐 뿐더러 참고인 신분조차 아닌데도 곱지 않은 여론에서 자유롭지 않을 정도다. 4일엔 사건을 브리핑하던 경찰이 언론에 이름이 나돈 몇몇 연예인을 언급하며 "(거론되는) 일부 사람들은 입건이 안 돼있는데도 불편한 사항이 계속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일단 조심하자, 피하고 보자는 게 요즘의 분위기"라며 "워낙 논란의 파장이 크고 반감도 심해 가능하면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는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이런저런 이유로 이름이 거론되기만 해도 연예인은 물론 출연작까지 한꺼번에 직격타를 맞는 분위기"라며 "추측을 부추기는 보도, 애먼 사람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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