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잠실, 한희재 기자]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9 KBO리그 경기가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8회말 1사 2, 3루, LG 서상우를 삼진으로 잡아낸 롯데 투수 고효준이 미소 짓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사 3루 롯데 고효준과 한화 제라드 호잉의 승부. 고효준은 1구와 2구를 오버핸드로 던졌다. 그런데 볼 카운트 1-1에서 던진 세 번째 공은 위가 아닌 옆에서 뿌려졌다. 팔 각도가 90도에 가까운 스리쿼터형 투구폼이었다.

볼 카운트 1-2에서 고효준이 뿌린 네 번째 공 역시 스리쿼터였다. 이 공은 낮은 궤도로 날아가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아래에 꽂혔다. 호잉은 얼어붙은 채 삼진으로 아웃 됐다. 구속은 시속 147km가 찍혔다.

고효준은 "만족스러웠던 공"이라고 웃으며 "지금 세 가지 투구 폼으로 던지고 있다. 하나는 오버핸드, 두 번째는 스리쿼터, 다른 하나는 사이드암에 가까운 형태다. (호잉에게 던진 마지막 공은) 스리쿼터로 던졌다. 예전부터 이렇게 던졌다. 다만 지난해엔 (이렇게) 자주 던지지 않았다. 오버 위주였다. 하지만 올핸 다양한 각도에서 타자가 다르게 느낄 수 있도록 자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효준은 평균 145km를 넘나드는 힘 있는 공과 왼손 투수로는 희귀한 포크볼을 가졌다. 그런데 공 하나하나마다 팔각도를 조절하자 타자로선 다른 투수를 상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투구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고효준은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도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지난 4일 SK와 경기에선 2이닝 동안 퍼펙트로 마운드를 지켰는데 삼진 4개 가운데 3개를 나주환 김강민 강승호 오른손 타자 세 명에게서 빼앗았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무엇보다 구위가 지난해보다 올라왔고 팔각도를 다르게 한 효과가 확실히 있다"며 "팔각도를 다르게 하면 타자들이 순간적으로 헷갈릴 수 있다. 호흡이 흔들리면 정타를 맞히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효준은 "지난해엔 팔각도라든지 여러 부분이 경기마다 왔다 갔다 했다"며 "기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지난해엔 안 맞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올해는 감독님이 주문한 대로 맞아도 되니 자신 있게 들어가려 한다. 감독님께서 내 볼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생각해 주셔서 항상 붙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효준은 5일 경기까지 4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이어 갔고 3번째 홀드를 챙겼다. 7.2이닝 동안 탈삼진은 무려 11개다. 올해 나이 36세. 지난해 부진으로 연봉이 10% 깎인 선수에서 필승조로 탈바꿈했다.

고효준은 "출발은 좋지만 항상 올라갈 순 없기 때문에 내려갈 걸 대비해서 집중하고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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