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정문홍 대표님 박형근 선수와 싸우고 싶습니다."

로드FC 밴텀급 파이터 문제훈(31·옥타곤멀티짐)은 지난달 6일 SNS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박형근이 "로드FC 25에서 네즈 유타(33·일본)를 꺾은 뒤 문제훈과 붙고 싶다"고 하자, 고민도 하지 않고 반응한 것이다.

문제훈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박형근의 승리를 바란다. 그래야 나와 붙을 수 있으니까"라면서 "박형근이 패해도 큰 문제는 없다. 그땐 네즈 유타와 싸우면 된다"며 웃었다.

지난달 22일 원주에서 펼쳐진 로드FC 25에서 승리는 박형근이 아닌 네즈 유타가 차지했다. 앞 손인 왼손 카운터로 사우스포 박형근을 휘청거리게 만들고, 연이은 오른발 미들킥과 하이킥으로 1라운드 시작 21초 만에 경기를 끝냈다.

경기를 생중계로 지켜본 문제훈은 재빠르게 컴퓨터를 켰다. 승패가 결정된 시간인 밤 9시 30분, SNS 페이스북에 정문홍 대표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남겼다.

"네즈 유타와 싸우고 싶습니다. 로드FC 정문홍 대표님."

문제훈은 지난 5월 로드FC 밴텀급 타이틀에 도전했다. 태권도 선수 시절부터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그는 이번에야말로 정상에 서 볼 기회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챔피언 이윤준(27·압구정짐)을 넘는 데는 실패했다. 3라운드 내내 물러서지 않고 난타전을 펼쳤지만 포인트에 밀려 판정패했다. 

큰 아쉬움에 고개를 떨어뜨렸지만 실망은 잠시. 문제훈은 툭툭 털고 일어섰다. "타이틀전 패배에 마음이 쓰렸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체육관을 운영하며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문제훈에게 상대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다. 박형근이든 네즈 유타든 자신 앞에 서 있는 파이터와 싸우고 싶다는 열의뿐이다.

그는 "빨리 복귀전을 갖고 싶다. 다시 타이틀에 도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드FC는 다음 달 9일 로드FC 26을 개최하고, 12월에 로드FC 27을 열 계획이다. 로드FC 26의 대진은 모두 결정된 상태, 문제훈은 올해 마지막 대회 출전을 바라고 있다.

네즈 유타는 슈토 밴텀금 환태평양 챔피언으로 28전 19승 7패의 베테랑이다. 2012년 11월부터 8연승을 달리고 있다. 4번의 판정승이 있지만, 4번은 KO승이다.

피니시 능력이 뛰어난 킬러다. 박형근을 쓰러뜨릴 때도 "왼손 카운터에 느낌이 왔다. 박형근이 흔들리자 내가 잘 쓰는 패턴인 미들킥에 이은 하이킥을 찼다"고 밝혔다.

이윤준·김수철 2강 구도인 로드FC 밴텀급에 변화를 줄 만한 실력자다. 타이틀 전선에서 문제훈과 싸워 승리한다면 바로 도전권까지 요구할 수 있다.

그도 문제훈과 대결에 흥미를 느낀다. "문제훈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봤다"는 네즈 유타는 "그의 경기 영상을 보지 못해 어떤 스타일의 선수인지 말하기 힘들지만, 좋은 파이터라는 것은 알고 있다. 케이지 위에서 만난다면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준(최무겸과 슈퍼파이트)과 김수철(말론 산드로 전)의 경기를 보고 "미친(crazy) 선수들"이라며 혀를 내두른 네즈 유타는 로드FC 한국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남겨 달라고 했을 때 "이번은 한국 매체와 첫 인터뷰니까 말을 아끼겠다. 하지만 다음에 한국을 찾을 땐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1] 태권도 선수 출신 문제훈의 강력한 발차기 ⓒ랭크5 정성욱 기자 mr.sungchoung@gmail.com

[사진2] 네즈 유타가 박형근에게 승리하자 곧바로 SNS에 남긴 문제훈의 메시지

[사진3] 박형근 전 승리 후 포효하고 있는 네즈 유타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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