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주환(왼쪽)과 오재일이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하고 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김민경 기자] "누구를 빼야 하나 고민이다."

두산 베어스는 시범경기 초반만 해도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주전들의 주전 경쟁이라 부를 정도로 내야진이 탄탄했다.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1루수와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좁히면서 지난해 기준 1루수 오재일 지명타자 최주환과 포지션이 겹쳤다. 최주환이 수비를 하면 2루수 오재원과 경쟁이 불가피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누구 하나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야 한다"며 당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내보낸다는 기준을 세웠다. 

부상 변수가 생겼다. 최주환이 시범경기 도중 내복사근을 다쳐 개막부터 함께하기 힘들었다. 최주환이 재활하는 동안 지명타자 페르난데스-1루수 오재일-2루수 오재원이 고정됐다. 

최주환은 부상을 빠르게 회복하고 지난 7일 1군에 합류했다. 이때 타격감이 떨어져 있던 오재일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까지 감이 좋았던 오재일을 5번 타자로 낙점했는데, 13경기 타율 0.111(45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에 머물러 있었다. 최주환이 오면서 오재일이 재정비를 하고 올 시간을 주려 했던 셈이다. 

당분간 최주환이 오재일의 몫을 해주길 바랐지만 또 한번 계획이 틀어졌다. 최주환은 우천 노게임이 선언된 9일 사직 롯데전을 마치고 부상 부위 통증을 호소했다. 최주환은 급한 대로 11일 부산에 있는 병원에서 검진을 받기로 했다.

김 감독은 "(최)주환이가 아프다면 진짜 아픈 건데"라며 근심을 숨기지 못했다. 최주환은 평소 아픈 티를 잘 내지 않는 선수다.

▲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당분간 공수에서 해줘야 할 몫이 커졌다. ⓒ 곽혜미 기자
최주환과 오재일을 동시에 기용하기 힘들어지면서 라인업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두산은 10일 내야수 신성현을 불러올렸다. 신성현은 퓨처스리그 10경기 타율 0.300(30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김 감독은 "오른손 대타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는데, 상황에 따라 1루수로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은 페르난데스가 1루수로 뛰고 있다. 

이제 누구를 뺄 여유가 없어졌다. 두산은 2위에 올라있지만, 팀 타격 사이클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 타율 0.247 12홈런 66타점으로 리그 5, 6위권에 머물러 있다. 정수빈, 박건우, 김재환, 페르난데스를 빼면 방망이가 무거운 편이다. 

김 감독은 "(허)경민이는 조금씩 올라오고 있고, (김)재호는 최근 손목이 안 좋았다. (오)재원이는 타이밍이나 스윙 스피드는 괜찮다. 다들 (타격감이) 올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최)주환이도 안 되고, 하위 타선이 안 살아서 페르난데스를 당분간 5번이나 6번에 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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