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맥스 할로웨이(27, 미국)는 2012년 2월 처음 옥타곤 문을 열었다.

UFC 143을 데뷔 무대로 삼았다. 당시 회사는 주짓수 블랙벨트와 타격가 중 누구와 붙고 싶냐고 할로웨이에게 물었다. 주저없이 "타격가"라고 답했다.

할로웨이는 11일(이하 한국 시간) ESPN과 인터뷰에서 "그때 그 타격가가 바로 더스틴 포이리에(29, 미국)였다"고 밝혔다. 결과는 모두가 안다.

경기 시작 3분 23초 만에 마운티드 트라이앵글 암바에 할로웨이가 무너졌다. 황급히 탭을 쳤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 UFC 페더급 챔프 맥스 할로웨이(사진)가 3가지 목표를 밝혔다. 2개 체급 챔피언벨트와 더스틴 포이리에 복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무패 전적 깨기를 언급했다.

7년 전과 지금 자신을 비교하면 어떠냐고 질문 받았다. 할로웨이는 거침없었다. 포이리에를 '죽일 수도 있다'는 날선 답을 내놨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당장 포이리에를 죽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만나면) 공동묘지에 묻어버릴 생각이다. 우리 집 바로 아래 공동묘지가 하나 있다. (묻어버린 뒤) 매일 찾아가 그를 추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보다 큰 폭 성장세를 보인 이유로 '타격 진화'를 꼽았다. 당시 할로웨이 팀에는 주짓수 코치 라일란 리자레스와 UFC 출신 파이터 더스틴 기무라밖에 없었다.

리자레스는 꾸준히 제대로 된 타격코치를 데려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나 할로웨이는 뜨뜨미지근했다. 셋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사달이 났다.

데니스 버뮤데즈와 코너 맥그리거에게 연속 판정패했다. 특히 맥그리거 전은 완패였다. 꾸역꾸역 3라운드까지 버틴 게 용했다. 

타격에서 열세를 보이니 모든 플랜이 꼬였다. 이때 할로웨이는 파이터로서 무기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점을 절감했다. 

스텝을 25분 내내 스위치하면서도 주먹에 힘을 실는 법과 다양한 초크, 테이크다운 디펜스를 집중적으로 익혔다.

"포이리에에게 진 뒤 3연승을 달렸다. 꽤 좋은 흐름을 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자레스는 쉬지 않고 말했다. 자기는 타격을 지도할 수 없다고, 하루빨리 좋은 타격코치를 데려와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때 난 어리기도 하고 남말 안 듣는 성격이라 '걱정 좀 그만해'라고 일축했다. 그 말을 조금 더 빨리 들었어야 했다."

올해 스물일곱 살인 할로웨이는 이미 페더급 역대 최고 파이터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체급 사상 첫 13연승에 타이틀 2차 방어 성공은 눈부신 실적이다.

도전자를 가리지 않는 챔피언 마인드가 돋보인다. 여기에 강한 맷집을 앞세운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까지 지녀 실력과 상품성을 두루 지닌 선수가 됐다.

2개 체급 챔프를 향한 첫걸음을 뗀다. 할로웨이는 오는 14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UFC 236 메인이벤트에서 포이리에와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을 놓고 싸운다.

이기면 UFC 역대 3번째 두 체급 동시 챔프가 된다. 더불어 다음 상대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 러시아)로 자연스레 상정된다. 명예와 돈 모두 거머쥘 수 있는 좋은 그림.

할로웨이는 "내가 7학년 때였던 것 같은데 당시 학교에서 댄스 파티를 열어 신나게 놀았다. 그때 DJ가 한마디했다. '아무리 좋은 것도 끝이 있다.' 그 말이 갑자기 기억 난다. '블레스드(Blessed·할로웨이 링네임) 특급열차'가 달리기 시작하면 하빕은 고꾸라진다. 좋은 시절 다 간 거다. 정말 흥분된다. 하빕과 붙을 생각만 하면 피가 끓는다"며 어린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을 밝혔다.

하빕이 거둔 27승 무패 전적에 균열을 낼 자신이 있다는 말씨였다. 

하빕 역시 이미 'OK' 사인을 낸 상태. SNS를 통해 오는 9월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잠정 챔피언에 오른 선수와 붙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해 10월 UFC 229에서 '세기의 대결'을 벌인 뒤 첫 상대로 할로웨이, 포이리에를 점찍은 셈이다.

할로웨이와 포이리에가 메인이벤터로 나서는 UFC 236 메인 카드는 오는 14일 오전 11시 스포티비 온과 스포티비 나우에서 독점 생중계된다. 앞서 열리는 언더 카드 경기는 스포티비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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