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한희재 신원철 기자] 포수는 야구장 안에서 유일하게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선수다. 그래서 외로운 포지션이라고 한다. 시야를 방해하는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 전체를 두루 살펴야 하는 어려운 일을 매일 해내야 하는 '극한직업' 이기도 하다.

스포티비뉴스 '필드박스 인터뷰'에서 LG 포수 유강남을 만났다.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포수지만 1992년생 유강남은 생각의 깊이가 나이에 비례하지 않았다. 유강남의 포수 이야기를 담았다.

- 관중석에서 야구를 본 기억이 있나.

"프로야구는, 정확히 나이는 기억 안 나지만 와 본 기억은 난다. 예전에는 불펜이 밖에 나와 있었다. 그때 어머니랑 본 기억이 있다. "

- 평소 보는 시야와 관중석 시야는 다를텐데. 기분이 어떤지.

"위에서 보니까 야구장이 더 커보이고 새로운 느낌이다. 여기서 좋은 플레이를 하면 관중 분들이 더 좋아할 거라는 생각을 하니까 소름이 끼친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포수 자리에 앉았을 때 이런 시야가 나와야 되는데, 경기에서는 상황에 몰입하고 집중하니까 좁아지게 되더라. 경험이 쌓이면 더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싶다."

-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굉장히 신뢰를 보내더라.

"신뢰는 단순하다. 결과가 좋으면 신뢰가 따라온다. 그 외적으로도 자주 얘기를 나누려고 한다. 전력분석 때도 이런저런 얘기들로 조금씩 신뢰를 쌓으려고 한다. 신뢰를 받는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모든 투수가 믿을 수 있는 포수가 되겠다."

- 프레이밍 기술자로 꼽히는데.

"어렸을 때부터 공을 '잘 잡는 걸' 좋아했다. 정확히 잡으면 손에 오는 느낌이 정말 좋다.프로에 와서는 김정민 코치님, (김)태군이 형이 프레이밍이 좋아서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그때 배운 게 영향을 끼치는 거 같다."

- 타자들의 눈총을 받기도 할 것 같다.

"가끔 민감한 선수들은 그만 올려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얘기를 듣지만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똑같이 한다."

- 김현수가 가장 잘 삐치는 선수로 유강남을 꼽았는데.

"저는 정말 삐치지 않는다. 저는 그냥 무슨 말을 들어도 삐치지 않는다고 하고 싶다. (김)현수 형이 많이 챙겨주고 가르쳐주는 걸 보면서 모든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다."

- 다시 관중석에서 후배들의 야구를 본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응원해주고 싶다. 상황 안에서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스트레스받는지 선수들이 더 잘 안다. 응원해주고 싶다."

- 그날까지 응원해줄 팬들에게.

"과분한 응원을 받고 야구하고 있다. 팬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덕분에 타석에서도 수비에서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팬들 응원에 먹칠하지 않는, 꾸준히 열정적으로 야구하는 선수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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