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종덕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3회 한 이닝에 16점을 허용한 이른바 '사직 참사'. 이후 롯데는 6연패 늪에 빠져 있었다.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도 3회에 일이 났다. 2-0으로 앞서 있다가 3회에만 타자일순을 허용하면서 무려 7점을 줬다. 3회 투수가 3명이 등판했고 한 시간 가까이 수비를 했다. 점수와 상대만 달랐지 분위기는 9일 전을 떠오르게 했다.

롯데는 3-7로 뒤진 5회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오윤석, 한동희, 정훈이 연속 3안타로 만루를 쌓았다.

다음 타자는 포수 나종덕. 롯데 포수진은 팀 타율이 0.155로 리그에서 가장 나쁘다. 마운드 위 조 윌랜드는 KIA에서 가장 구위가 좋다고 평가받는 투수다. 일반적이라면 대타 작전이 유력하다. 그런데 하필이면 나종덕을 4회 대수비로 투입하면서 남아 있는 포수가 없었다.

나종덕은 "솔직히 너무 긴장됐다"고 털어놓았다.

나종덕은 초구 볼을 지켜본 뒤 헛스윙, 파울을 하면서 순식간에 볼 카운트 1-2에 몰렸다.

그런데 유인구에 속지 않고 볼 2개를 연이어 골라내더니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 3개를 커트해 냈다.

슬라이더와 투심 패스트볼로 나종덕을 잡지 못하자 윌랜드와 한승택 배터리는 9구로 시속 131km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하지만 공은 떨어지지 않고 스트라이크 존 위에 걸렸다. 나종덕은 힘 있게 방망이를 돌려 공을 외야로 보냈다. 3루 주자가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면서 5-7이 됐다.

나종덕은 "최대한 공을 커트하고 외야로 보내자고 생각했는데 마침 높게 온 공을 공략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 타선은 포수 타석에서 쩔쩔 맨 윌랜드를 본격적으로 두드렸다. 신본기에 이어 카를로스 아수아헤가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7-7을 만들었고, 2사 만루를 쌓았다. 그리고 바뀐 투수 고영창을 상대로 이대호가 역전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뽑아 냈다.

나종덕은 "연패 기간 너무 힘들었다. 끊어서 정말 좋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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