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부진에 팀 구상을 개편하고 있는 한용덕 한화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생각했던 것보다 여러 곳에서 변화가 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시즌 초반 이런저런 구상에 머리가 아프다. 개막 전 구상했던 팀의 기초 전력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팀이나 구상대로 시즌이 흘러가는 경우는 없지만, 한화는 믿었던 도끼들에 상대적으로 더 금이 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으나 녹록치 않다.

한 감독은 “작년에는 필승조와 야수진의 정리가 된 상황에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개막 전부터 어긋난 게 있다. 전체적으로 수정을 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예기치 못했던 하주석의 부상 이탈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베테랑들의 활약이 미진한 것이 가장 뼈아프다. 퍼즐을 맞출 때는 가장 큰 조각부터 찾는 게 정공법이다. 그런데 믿었던 조각들이 없거나 갈라졌다. 작은 퍼즐로 나머지를 채우려 하다 보니 만족스러운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 

필승조는 믿었던 베테랑 송은범과 이태양이 지난해만 못했다. 지난해 6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던 송은범은 올해 평균자책점이 두 배(5.68)로 치솟은 끝에 2군에 갔다. 이태양은 아예 선발로 돌리기로 했다. 가장 우려를 모았던 선발진은 풀리지 않은 숙제다. 벌써 구상을 몇 번이나 바꿨다. 두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로테이션을 지킨 선수가 없다.

야수진 또한 정근우가 부진에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견수로 전향한 정근우는 수비와 별개로 공격에서도 부진하다. 16일까지 18경기에서 타율 1할6푼4리의 빈타다. 해결사 몫을 기대했던 김태균과 제러드 호잉도 마찬가지다. 호잉의 타율은 2할6푼3리로 떨어졌다. 김태균의 득점권 타율은 1할9푼에 머물고 있다. 근래 들어 활발하게 나가도 해결이 안 돼 답답한 양상이 읽힌다. 그나마 송광민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한 감독은 “우리는 아직 만들어가는 팀이다. 퍼즐을 맞춰가며 조정을 해야 한다. 빠르게 바꿔가고 있다”며 당분간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차라리 매를 먼저 맞더라도 빨리 구상을 바꾸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한 감독은 “다시 정비하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트레이드 등 다른 수가 없는 이상 손에 들고 있는 퍼즐이 확 달라지기는 어렵다. 결국 베테랑들이 한 감독의 구상대로 움직여야 한화가 산다.

16일 경기까지는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김태균 정근우는 한 번씩 병살타를 쳤고, 호잉도 무안타로 침묵했다. 급히 1군에 돌아온 이성열도 아직은 시간이 필요함을 보여줬다. 최재훈 정은원 오선진 등 오히려 타격에서 상대적 기대치가 떨어졌던 선수들이 분전할 뿐이다. 노시환 변우혁 등 어린 선수들이 산발적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나 이들이 당장 타선을 끌고 가기는 어렵다. 언제쯤 원했던 그림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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