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키움 투수 안우진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괴물 같은 흡수력으로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해냈다. 이번엔 커브다.  

안우진은 올 시즌 커브 구사 비율을 늘려 가고 있다. 아직 주 무기인 슬라이더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선발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새로운 구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며 커브를 요소요소에 활용하고 있다.

16일 포항 삼성전은 안우진이 커브를 어떻게 활용하려 하는지 잘 드러난 경기였다.

이날 109개의 투구 중 커브는 12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12개 모두 의미가 담겨 있었다.

단순히 이런 공도 있다고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 커브를 과감하게 승부구로도 활용하며 삼성 타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안우진이 던진 12개의 커브 중 승부구로 활용한 것이 3차례였다. 중요한 것은 3개가 모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안우진이 커브로 제구하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걸 뜻한다. 

안우진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투 피치 유형 투수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커브에 체인지업까지 잘 섞어 가며 선발투수로서 자리매김을 해 가고 있다.

안우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정규 시즌은 2승4패, 평균자책점 7.19로 부진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히어로즈의 선전을 이끌었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평균자책점 제로(0), 플레이오프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맹활약했다.

당시 안우진은 투구폼에 변화를 주며 빠른 업그레이드를 이뤄 냈다. 정규 시즌에서 1.67m로 평균을 밑돌았던 릴리스 포인트를 1.74m로 끌어올리며 패스트볼의 위력이 배가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과 며칠 사이의 변화였지만 기량이 느는 속도는 매우 빨랐다. 포스트시즌 중에도 릴리스 포인트를 조금씩 더 높여 가며 더 위력적인 공을 뿌린 경험을 갖고 있다. 정말 괴물 같은 성장 능력을 보이며 강력한 투수로 발전했다.

커브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이 제대로 구사하는 첫 시즌인데도 위력은 빼어나다.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떨어뜨리는 공으로도 활용하지만 우타자의 몸 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궤적도 그린다.

안우진의 커브는 다양한 속도를 그린다는 장점이 있다. 최저 구속은 117km로 완급 조절용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130km까지 형성되는 빠른 커브는 상대의 헛스윙을 유도해 내기 쉽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안우진의 커브는 회전수가 많다. 느린 공도 있지만 스피드감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빠른 공에 부담을 갖고 있는 타자들이 일단 시야에서 높게 뜨는 공이 보이면 순간 얼어붙게 된다. 안우진이 던진 지 얼마 안 된 점을 고려했을 때 대단히 위력적인 구종으로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구사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단계를 오를 때마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안우진이다. 이젠 그의 커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생겼다. 안우진의 진화 흔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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