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잘한게 아니예요" 겸손한 손흥민 ⓒ장우혁 통신원

[스포티비뉴스=맨체스터(영국), 장우혁 통신원] “정신 없는 경기였다. 골을 넣었지만 내가 잘한 게 아니다. 다른 선수들이 커버를 잘해서다.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은 팀이 만든 결과다. 난 부족했다.”

손흥민은 유럽 정상급 공격수다. 2시즌 연속 20골로 존재감을 뽐냈다. 맨체스터 원정에서도 멀티골로 토트넘 챔피언스리그 4강에 기여했다. 크게 기뻐할 법도 한데, 모든 공로를 동료들에게 돌렸다. 

토트넘은 18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시티와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3-4로 패배했다. 그러나 1차전 합계 4-4로 비기며 원정 다득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맨시티 원정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뽐냈다. 동점골과 역전골을 뽑아내며 맨시티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물론 베르나르도 실바와 라힘 스털링이 추가골을 넣었지만, 손흥민의 2골이 없었다면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4강도 없었다.
현지에서 손흥민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앨런 시어러는 “환상적인 마무리였다”고 칭찬했고, 리오 퍼디난드는 “전반전 경기력은 아름다웠다”고 호평했다. 영국 공영언론 ‘BBC’도 “손흥민이 아시아인 챔피언스리그 최다골을 경신했다. 챔피언스리그 역사를 썼다”며 엄지를 세웠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갈 법도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팀을 이끌지 않았다. 동료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난 부족했다. 다른 동료들이 커버를 잘했다. 팀이 만든 결과”라며 손사래를 쳤다.

결코 결승을 기대하지 않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손흥민은 “정말 코앞까지 왔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말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결승에 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아약스는 강한 팀이다.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단 최초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로 프리미어리그 선배 박지성의 길을 걸었다. 박지성은 2010-11시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준결승과 결승전에 출전했다. 8년 만에 박지성 이후 챔피언스리그 4강을 밟은 한국인이 탄생한 셈이다.

“정말 영광이다”고 웃었지만, 얼굴에 만족은 없었다. “경고 누적으로 4강 1차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아쉽다. 골을 넣었지만 운이 좋았다. 절대 내가 잘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에서 8년 전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은 박지성의 겸손함과 헌신이 보였다.
▲ 손흥민과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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