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아솔(왼쪽)과 만수르 바르나위는 다음 달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로드FC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에 나선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아예 바보로 만들 생각이다."

군더더기가 없었다. 권아솔(34, 팀코리아MMA)을 지도하는 박창세 감독(39)은 에둘러 설명하지 않았다.

변화구 없이 패스트볼만 팡팡 꽂는 투수 같았다. 직진으로 질문에 답했다. 키워드는 데칼코마니와 '바보'였다.

권아솔은 다음 달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FC 53에서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을 치른다. 상대는 만수르 바르나위(27, 프랑스).

승자 독식이다. 이긴 자가 토너먼트 우승 상금 8억 원과 트로피,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벨트를 모두 거머쥔다.

최근 로드FC 압구정짐에서 만난 박 감독은 명쾌했다. "권아솔이 이긴다. 확률은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유가 궁금했다. 바로 질문했다.

'권아솔 상대 바르나위'가 아닌 파이터 바르나위를 어찌 평가하는지 물었다. 프랑스 격투가가 지닌 역량이 현역 코치 눈엔 어떻게 비치는지 알고 싶었다.

박 감독은 "(의외로) 단점이 많은 선수다. 자기 잘하는 것만 하려 한다. 그래플링이든 타격이든 모든 부문에서 단점이 너무 많은 파이터"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바르나위는 살아남았다. 세계 단체와 비교해도 상금 규모가 큰 대회에서 5연승. 100만 달러를 거머쥘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마련했다.

바르나위 생존 이유를 뭐로 보는지 묻자 "잘하는 걸 워낙 잘해서 지금까지 살아남지 않았나 생각한다. 난 진즉에 떨어질 줄 알았다. 7~80%는 샤밀 자브로프(34, 러시아)가 올라올 거라 봤다"고 했다.

이어 "자브로프보다 바르나위가 (토너먼트 최종전에) 올라오면 더 편하겠다고 생각했다. 우린 바르나위 단점을 파고들기보다 (자기가) 장점으로 여기는 걸 공략할 계획이다. 상대가 그래플링 카드를 들고나오면 같은 방법(레슬링)으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칼코마니 전략으로 허를 찌르겠다는 계산이다.

벌써 2년 5개월이 흘렀다. 권아솔이 마지막으로 케이지 문을 연 때는 2016년 12월 사사키 신지 전이었다. 

흔히 말하는 '경기 체력'과 관련해 우려되는 구석은 없는지 물었다.

박 감독은 "그렇지 않다. 체력 보강보다는 다른 곳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다. 바르나위가 (경기 중) 힘을 쓰기 시작할 때 (우린 오히려) 힘을 빼는 플랜을 짜고 있다. 역으로 받아치는 거다. (상대가) 경기를 조금 천천히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 우린 그보다 '더 천천히' 주먹을 맞댈 생각이다"라며 윤곽을 드러냈다.

"그간 다른 선수는 만수르에게 벗어나기 위해 (경기를) 빨리빨리 하고 최대한 힘을 많이 쓰는 동작을 취했다. 그게 오히려 만수르 페이스에 놀아난 원인이 됐다고 본다. 권아솔은 반대다. 최대한 힘을 빼고 만수르보다 더 느린 게임 플랜을 생각하고 있다."

다음 달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을 찾을 관중에게 유념해야 할 매치 포인트가 있다면 알려달라고 했다. 박 감독은 끝까지 명료했다. 말투도 단호했다.

"만수르를 꽁꽁 묶겠다. (케이지 안에서) 아무것도 못하게 할 생각이다. 자브로프가 니킥을 맞고 졌는데 (똑같은 전략으로 나오면) 우리도 니킥으로 맞받아칠 것이다. 바닥 싸움으로 가려 하면 우리 또한 그래플링으로 맞서 정면으로 맞겨룰 참"이라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 코멘트가 인상적이었다. 박 감독은 "바르나위를 아예 바보 만들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의외로 재미없는 매치가 될 수도 있다. '아, 만수르가 저렇게 못하는 선수였나'라는 실망감이 나오게끔 (최종전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마침표도 시원시원하게 찍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