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스틸러스에서 경질의 운명과 마주한 최순호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나가라고 통보받았습니다. 감독 인생에 처음 잘렸네요."

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구단으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시즌 초반 부진한 성적에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는 것이 결정적이었다.

최 감독은 스포티비뉴스에 "과거에는 나 스스로 물러났는데 이번에는 통보를 받았다. 경질은 처음이다. 감독 인생에 처음 잘렸다"고 말했다.

포항은 2승 1무 5패, 승점 7점으로 10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지난 20일 대구FC와 8라운드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외국인 공격수 데이비드가 퇴장당하는 등 경기력이 최악에 가까웠다.

대구전을 목도한 포항 수뇌부는 최 감독의 경질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경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시기가 문제였다. 대구전 참패가 불쏘시개였다"고 전했다.

최 감독에게는 아쉬운 시즌 준비였다. 중앙 미드필더 채프만이 이탈한 것이 치명타였다. 수비 조직력을 다듬으면서 올해 상위 스플릿 진입을 목표로 삼았지만, 척추가 으스러진 격이다.

최 감독은 "감독들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 역시도 팀을 충분히 재건하리라 봤다. 하지만, 경영진은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해한다"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포항 팬들의 마음이 좋지 않았다는 것도 경질을 결정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실제로 대구전을 찾은 포항 원정 팬들은 현수막을 거꾸로 설치하고 응원을 일부 하지 않는 등 분노를 표현했다.

최 감독은 포항이 강등 위기에 몰렸던 2019년 9월 지휘봉을 잡아 잔류해냈다. 이후 특급 보강 없이 선수단은 어렵게 끌고 왔다. 그러나 올해 최악의 출발을 이어왔다. 특히 최근 4경기는 FA컵 1경기를 포함해 1무 3패로 부진했다. 3경기 연속 무득점이었다.

후임 감독은 미정이지만 일단 김기동 수석코치가 끌고 간다. 최 감독은 "(김)기동 코치가 잘하고 있다. 문제 없이 선수단을 이끌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포항 관계자도 "김 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잠시 서울로 올라와 신변을 정리 후 선수단과 인사를 하고 포항을 완전히히 떠날 계획이다. 일단은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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