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호 감독의 경질로 포항 스틸러스 임시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수석코치(왼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일단 선수단 안정화가 급선무입니다."

포항 스틸러스가 최순호 감독을 경질했다. 최 감독 스스로 경질을 밝혔고 구단도 인정했다. P급 라이선스를 보유한 김기동 수석코치가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최 감독은 22일 스포티비뉴스에 "감독 인생에 처음으로 경질됐다"며 성적 부진에 의한 경질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시간을 갖고 팀 안정화에 주력하고 싶었지만, 기다려주지 않았던 구단에 대해서도 이해한다는 반응이었다.

포항은 2승 1무 5패, 승점 7점으로 10위까지 미끄러졌다. 유일하게 승리가 없는 꼴찌 제주 유나이티드(4점)와는 3점 차이다. 반면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상주 상무(11점)와는 4점 차이다. 추격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20일 대구FC와 8라운드에서 0-3으로 힘없이 패한 것이 결정타였다. 조직력이나 골결정력, 수비력 등 모든 부문에서 완패였다. 구단도 고심 끝에 최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최 감독의 경질로 K리그는 8라운드까지 두 명의 감독이 사라졌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욘 안데르센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임중용 수석코치 체제로 전환했다. 임 코치가 P급 라이선스가 없어 60일 정도만 벤치 지휘가 가능하다.

포항은 다르다. 김기동 수석코치가 P급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벤치 지휘에 문제가 없다. 최 감독은 "(김)기동 수석코치가 잘해왔다. 앞으로도 잘 해주리라 본다"며 신뢰를 보였다. 정식 감독으로 승격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뜻이다.

포항 수뇌부도 김 코치와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누면서 선수단 수습책을 강구했다. 포항 고위 관계자는 "일단 선수단 조기 수습이 중요하다. 선수단 구성도 필요하다. 그래서 김 코치와 대화를 나눴고 대행과 정식 감독을 놓고 고민했다. 김 코치가 선수단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포항은 23일 김 감독 체제로 결정했다. 2020년 12월까지 겨약이다. 이제 남은 것은 선수단의 불안감을 얼마나 빨리 잠재우느냐에 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부동의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2007년 포항의 K리그 우승을 비롯해 2009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정상 정복에 공헌했다.

포항에서 은퇴하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누구보다 포항 문화를 잘 안다. '스틸타카'로 대표되는 포항 스타일을 살려가며 위기 극복을 해야 하는 김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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