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기생충' 제작발표회.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뼛속가지 한국적인 이야기. 동시에 세계가 이해할 보편적 이야기 .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제작보고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헤진이 참석해 처음으로 영화의 면면을 소개했다.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이 쏠렸고, 특히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감이 폭증했다. 

▲ 봉준호 감독(맨 오른쪽)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봉준호 감독은 "이렇게 훌륭한 배우분들 모시고 영화를 촬영한 영광을 누린 감독으로서 기쁜 작업이었다. '기생충'과 함께 한 주를 시작해 주셔서 감사드리는 마음이다"라고 인사를 시작했다.

봉 감독은 "설레면서 초조하기도 하다. 개봉 시즌이 다가오니 마음이 복잡하다"면서 "몇 차례 말씀드리지만 '기생충'이 나오지는 않는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봉준호 감독은 "이 배우들에게도 몸에 기생충이 있거하 하는 내용은 아니다. 위생적으로 완벽한 캐릭터들"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봉준호 감독은 "고등학교 때 국어시간에 '님의 침묵'을 보면 '님은 뭐지?' 하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나. '기생충이 뭐지' 하고, 영화를 보고 나면 추측해볼 수 있는 이야기다. 제 입으로 직접 말씀드리기는 쑥스럽네요"라고 언급을 아꼈다.

봉준호 감독은 2번째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에 대해 "영광스럽고 떨리기도 한다. 강호 선배님은 저보다 많이 가신 것으로 알고 있고 처음 가는 분도 있다"면서 "언게 가든 설레고 새롭고 긴장되는 곳이다. 가장 뜨겁고 열기가 넘치는 곳에서 고생해서 찍은 신작을 선보이게 돼 그 자체로 기쁘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어 "하지만 약간 그런 생각도 있다. 100%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왜국 분들이. 워낙 한국적인 영화고, 한국 관객들이 봐야만 뼛속까지 100% 이해할 요소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칸을 거쳐 한국에 개봉했을 때가 가장 떨릴 것 같다"고 덧붙여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

▲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의 봉준호 감독 .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냈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도쿄!'(200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년 경쟁 부문)에 이어 본인의 연출작으로만 5번째 칸에 초청되는 영광을 안았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이 '마더'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영화이기도 하다. 그는 2013년 겨울 너무 다른 두 가족의 만남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데칼코마니'라는 제목으로 처음 구상했다고고 밝혔다. 

봉 감독은 황금종려상을 두고 겨루는 칸 영화젝 경쟁부분에서의 수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수상가능성은 크게 없다"고 단언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봉 감독은 "어마어마한 리스트를 보시면 아실 것이다. 대학교부터 존경하던 어마어마한 감독님이 계시다. 그 사이에 낀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은 "하지만 배우분들의 수상 가능성은 아주 높다"고 강조하며 "초반에 한 말을 번복하고 싶다. 워낙 한국적인 뉘앙스와 디테일로 가득 차 있다. 외국 관객이 100%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하지만 극과 극 상황에 처한 두 가족, 부유한 가족과 그렇지 않은 가족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빈과 부라는 보편적인 모습이다. 오히려 그런 모습은 영화가 시작되면 외국 관객에게도 다가가지 않을까. 한국 관객 못지 않게 외국 관객도 이입해 보지 않을까. 이율배장적이지만 그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의 송강호.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한편 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 역의 송강호는 "운 좋게도 좋은 작품"으로 칸영화제에 다시 가게 됐다고 운을 뗐다. 송강호는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밀양'(2007년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 비경쟁 부문), '박쥐'(2009년 경쟁 부문)에 이어 다섯 번째 칸 진출을 이어갔다. 경쟁부문 진출은 이번이 3번째로,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송강호는 "2편이 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며 '밀양' 전도연의 칸 여우주연상, '박쥐'의 칸 심사위원상 수상을 언급했다. 송강호는 "그 전통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환하게 웃었다. 송강호는 이어 "좋은 경험이다. 세계 영화인들 속에 한국 영화의 진화된 모습, 발전된 모습 그런 것을 선보이게 돼 무척 설레고 영광스럽게 생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맡은 전원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에 대해 "평범하면서도 비범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며 "연체동물같은 느낌이다. 특이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이웃, 나 자신일 수도 있고 그래서 희극적이고 비극적이고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밀양'(2007년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 비경쟁 부문), '박쥐'(2009년 경쟁 부문)에 이어 다섯 번째 칸 진출을 이어갔다.

▲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의 이선균.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이선균은 '끝까지 간다'(2014년 감독 주간) 이후 두 번째 칸 초청 대열에 참가했다. 이선균은 "(당시에는) 개인일정 때문에 감독님과 제작자만 가셨다. 이번에 참여하게 돼서 너무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제안을 받고 믿기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때 너무 떨렸다"라며 "잘 그러지 않는데 1차에 취했다.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많이 했다. 하기로 결정하고 대본을 봤더니 생각보다 분량이 많지 않았다. 리액션이 과하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웃겼다.

▲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의 조여정.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극중 이선균이 맡은 박사장의 아내로 분한 조여정은 첫 칸영화제 초청에 대해 "처음이라 설레기만 한다. 실감이 안 난다. 가면 와닿을 것 같다. 충분히 즐기고 오겠다"고 웃음지었다.

그는 "역할이 아주 작아도 해야지 했다. 아주 작아도 하려고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컸다. 더없이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의 최우식.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백수가족 기택의 아들 기우 격의 최우식은 '부산행'(2016년 비경쟁 부문)과 '옥자'(2017년 경쟁 부문)에 이어 세 번째 칸 진출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옥자' 이후 운동을 시작하려던 최우식에게 봉준호 감독이 마른 몸을 그대로 두라고 넌지시 힌트를 주며 '기생충' 작업이 시작됐다고.

최우식은 "너무, 너무너무 행복하고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부산행' 때는 작은 역할로 했었고 '옥자'에서도 작은 역할이었다. '기생충'으로 가장 큰 비중을 맡아 (칸에) 가니까 너무 긴장이 된다"고 떨리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 영화 '기생충' 제작발표회.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기택의 딸로 분한 박소담은 "저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너무 감사한 마음도 크고 감독님이랑 선배님이랑 같이 가게 돼서 행복하고 떨린다"고 생애 처음으로 칸영화제에 가게 된 소감을 전했다.

▲ 영화 '기생충' 제작발표회.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극중 전 가족이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아내이자 어머니 충숙 역을 맡은 장혜진은 "하루 6끼를 먹었다"며 "한 5kg 정도 찌웠을 때 감독님께 가서 '이 정도면 될까요' 했더니 맛있는 반찬을 밀어주시며 '더 드세요' 하시더라. 계속 찌우다보니 15kg이 찌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봉준호 감독의 가족희비극, 영화 '기생충'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오는 5월 말 국내 개봉 예정이다.

roky@spotvnews.co.kr

▲ 영화 '기생충' 제작발표회.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