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함덕주, 이용찬, 이영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3시즌째 강한 5선발 계보를 이어 가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017년부터 해마다 깜짝 5선발 카드를 꺼냈다. 첫 주자는 좌완 함덕주였다. 김 감독은 2017년 시즌을 앞두고 선발 경험이 전무했던 함덕주를 5선발로 낙점했다. '판타스틱4'로 활약한 좌완 듀오 장원준과 유희관이 건재했으나 다음 세대를 준비할 필요성을 느꼈다. 

함덕주는 팔꿈치 부상으로 2016년을 거의 통째로 날렸다.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에 김 감독은 함덕주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 함덕주는 선발을 준비하면서 오른손 타자와 싸울 무기로 체인지업을 준비했다. 시즌을 치를수록 함덕주의 체인지업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는 위력을 보여줬다. 지금은 그의 대표 구종이다.

함덕주는 2017년 5선발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막바지에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35경기(선발 24경기)에 등판해 9승 8패 2홀드 137⅓이닝 평균자책점 3.67로 활약했다. 

김 감독의 다음 선택은 우완 이용찬이었다. 이용찬은 2017년 마무리 투수 보직을 지키지 못하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김 감독은 그런 이용찬에게 선발 전환을 제안했다. 이용찬은 스프링캠프 동안 함덕주와 5선발 경쟁을 펼친 끝에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했다. 함덕주는 왼손이 부족한 불펜에서 더 쓰임이 크다고 판단했고, 함덕주는 올해까지 2시즌째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6시즌 만에 선발로 돌아온 이용찬은 국내 에이스급 성적을 냈다. 25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 3패 144이닝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했다. 한 차례 완투승이 있었고, 리그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5선발로 시작한 이용찬은 장원준과 유희관이 부진한 사이 3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올해도 선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는 우완 정통파 이영하가 '강한 5선발' 계보를 이어 가고 있다. 김 감독은 캠프 초반부터 이영하를 선발투수로 확정하고, 유희관과 장원준이 남은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했다. 김 감독은 이영하를 "두산의 미래를 위해 키워야 할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영하는 지난 2시즌 동안 확실한 보직이 없었다. 불펜 필승조로 뛰다가 선발에 구멍이 나면 대체선발로 나갔다. 지난해 10승은 그래서 더 값졌다. 40경기 가운데 17경기에 대체 선발로 나서 122⅔이닝을 던지면서 10승 3패 2홀드를 기록했다. 

그토록 원했던 자신 자리가 생긴 이영하는 펄펄 날았다. 올해 4경기에서 3승 27이닝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했다. 4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챙길 정도로 이닝이터 능력과 위기 관리 능력을 키워 돌아왔다. 

두산은 해마다 딱 맞는 5선발 카드를 찾아내며 144경기에도 무너지지 않는 선발진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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