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광화문, 조영준 기자] "아직 제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보다 좋아졌지만 더 성장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지금보다는 앞으로가 제 전성기였으면 좋겠어요."
2018~2019 시즌 V리그에서 ‘핑크 폭격기’ 이재영(23, 흥국생명)의 고공비행은 멈추지 않았다. 정규 리그와 챔피언 결정전 MVP를 휩쓴 그는 프로 데뷔 5년 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팀의 주축 선수로 쉼 없이 달린 이재영은 아직 피로를 털어내지 못했다. 그는 “어떤 분이 ‘네가 잘해서 그런 거다. 이 순간을 즐겨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피곤하지만 즐기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챔피언 결정전이 끝난 뒤 동료들은 해외로 여행을 떠났지만 이재영은 그러지 못했다. 각종 매체와 인터뷰는 물론 재활로 달콤한 휴식 시간은 길지 않았다.
짧은 휴식을 가진 그는 국가 대표 소집으로 다음 주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한다. 좀처럼 쉬지 못하는 제자를 바라본 박미희(55) 흥국생명 감독은 "잘하는 선수의 숙명"이라며 격려했다.
아직 내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 과거보다 미래를 바라보는 이재영의 시선
올 시즌 정규 리그에서 이재영은 득점 2위(624점) 공격성공률 7위(38,61%) 퀵오픈 1위(47.12%)에 올랐다. 비득점 부분에서도 디그 7위, 수비 7위에 이름을 올리며 올라운드 플레이어 다운 경기력을 펼쳤다.
챔피언 결정전 4경기에서 이재영은 총 107득점을 올렸다. 무수히 많은 볼을 때렸지만 공격성공률 37.79%를 기록했고 리시브와 디그 그리고 수비에서 모두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 미도파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박미희 감독은 모든 포지션을 해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다. 기본기와 수비를 늘 강조했던 그는 "기본적으로 배구를 잘 하는 선수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재영이 흥국생명의 에이스는 물론 국내 V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 있었던 원인은 공격과 수비 리시브를 모두 잘 한다는 점이다.
박 감독은 "(이)재영이가 칭찬 받는 이유는 공격만 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재영이는 수비하는 재미도 안다. 그리고 키가 큰 공격수가 아니라서 자신이 차별화되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시즌 독보적인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이재영의 장점은 아직도 20대 초반인 점이다. 앞으로 뛸 경기가 많은 이재영은 "나이는 20대 초반이지만 몸은 그렇지 않다"며 크게 웃었다. 이재영을 가장 잘 아는 이 가운데 한 명인 박 감독은 "(키가 크지 않아서) 점프를 많이 해야 하는 점이 걱정이지만 아직 20대 초반인 나이를 생각할 때 테크닉은 앞으로 더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이 전성기라고 생각 하냐는 질문을 받은 이재영은 "아직 제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보다 좋아졌지만 더 성장해야 하고 지금보다는 앞으로가 제 전성기였으면 좋겠다"며 당차게 말했다.
대표 팀에서 만나는 첫 외국인 감독 라바리니, "많이 배우고 싶어요."
올해 여자 배구 국가 대표 팀 소집일은 오는 28일이다. 현재 이재영은 대표 팀 합류를 위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몸상태에 대해 그는 "피곤한 것 빼고는 괜찮다. 잠시 쉬는 기간도 있어서 회복했다"고 밝혔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은 새로운 사령탑을 만난다. 대한배구협회는 한국 배구 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인 스테파노 라바리니(40, 이탈리아)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재영은 "배울 게 많을거라고 생각한다. 그 감독님에 대해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득 이재영은 평소 마음속에 새겨둔 격언을 떠올렸다. 그는 "숙소 화장실에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자꾸 보다 보니 달달 외우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고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표 팀에 거는 기대감에 대해 이재영은 "제가 생각할 때는 어떻게 준비하고 연습하느냐가 중요하다. 과정에 따라 결과가 나오니까 잘 준비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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