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KBS2 '해피선데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1박2일' 방송중단 한 달. 그 여파로 14년간 일요일 저녁을 지켰던 '해피선데이'가 사라진다.

KBS에 따르면 설 파일럿 이후 정규 편성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가 매주 일요일 오후 5시 방송되고, '해피선데이'의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오후 6시20분 편성을 확정하면서 '해피선데이' 꼬리표를 뗐다. 이로서 '해피선데이'가 14년 만에 KBS 편성표에서 사라졌다.

방송중단 이전 '1박2일'이 방송되던 시간대에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방송되고, '슈퍼맨이 돌아왔다' 시간대에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가 새롭게 방송된다. 시청자 입장에선 이전처럼 일요일 저녁 2개 예능 프로그램을 연달아 보게 됐지만, 둘은 엄연히 '해피투게더' 같은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을 수 없다. CP(책임 프로듀서)가 다른, 별도의 프로그램이다.

사라진 '해피선데이'와 관련해 KBS 관계자는 "'해피선데이'라는 이름을 더이상 쓰지 않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단독 편성됐기 때문이다. 없어졌다기보다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쏭달쏭한 답변이지만, 무기한 방송중단 상태인 '1박2일'과 마찬가지로 '해피선데이'의 귀환 역시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일요일은 101%' 후속으로 2004년 첫 방송을 시작한 '해피선데이'는 지난 15년 동안 일요일 저녁을 책임진 KBS2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해피선데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1박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비롯해 '여걸파이브' '날아라 슛돌이' '품행제로' '불후의 명곡' '준비됐어요' '남자의 자격' 등 굵직한 화제의 예능들이 그간 전파를 탔다. 

특히 2007년부터 방송돼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1박2일'은 12년간 사랑받은 '해피선데이'의 간판 프로그램이자 KBS의 간판이었다.

그러나 '1박2일' 멤버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 파문으로 지난달 17일부터 무기한 방송 중단 사태를 맞았다. 여기에 다른 멤버 차태현 김준호가 내기 골프 의혹으로 활동중단을 선언하며 폐지설까지 나왔다. 

그러나 KBS는 내놓겠다던 '1박2일' 관련 공식입장을 한 달이 넘도록 미루다 '1박2일'이 아닌 '해피선데이'를 내렸다. 지난해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세월호 보도 편집 논란 당시 최승호 사장까지 나서 사과하며 프로그램을 정상화시켰던 MBC와는 여러 모로 비교되는 행보다. 정준영 사태에서 비롯된 '1박2일' 방송중단의 여파가 KBS의 예능 지형도까지 바꿔버린 셈이 됐다.

'해피선데이'란 타이틀을 포기한 것 자체가 사실상의 중간광고를 늘리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해피선데이'가 사라지고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슈퍼맨이 돌아왔다' 2개의 별도 프로그램이 총 4부로 방송되기 때문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각각 40분씩 총 80부 분량으로 1,2부가 나뉘어 전파를 탄다. 각기 프리미엄 광고(PCM)가 붙을 예정이다.

중간광고가 허용되지 않는 지상파는 대신 하나의 프로그램을 1,2부로 나눠 방송하면서 중간에 프리미엄 광고를 끼워 내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SBS 인기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새끼'가 예능 프로그램 중 처음으로 3부작 편성을 단행하며 입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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