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광화문, 조영준 기자] "기본기와 수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보통 수비 연습을 많이 하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블로킹의 비중도 높였어요. 높이에 대한 한이 맺어서였죠.(웃음)"

체육인이 자신이 종사한 종목에서 꾸준하게 꽃길을 거는 경우는 드물다. 박미희(55) 흥국생명 감독은 선수는 물론 지도자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과거 미도파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는 한국 여자 배구의 전설로 남았다. 2014년 흥국생명의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2016~2017 시즌 여성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정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년 뒤 그는 팀을 챔피언 결정전 우승 팀으로 이끈 최초의 여성 지도자가 됐다.

▲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 스포티비뉴스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선수 시절 박 감독은 모든 포지션을 해내는 '전천후 선수'였다. '코트의 여우' 혹은 '배구 천재'로 불렸던 그는 상대 팀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요주의 인물이었다.

늘 기본기와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박 감독은 "기본기와 수비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감독의 배구 철학답게 흥국생명은 수비와 기본기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여기에 블로킹에 대한 연습량도 늘어났다.

"예전 흥국생명은 높이가 낮은 팀이었어요. 거기에 한이 맺어서 그런지 블로킹을 잘하는 팀이 되고 싶었습니다."

백전노장 미들 블로커 김세영(38)과 신인 이주아(19)는 2018~2019 시즌 흥국생명의 중앙을 책임졌다. 여기에 이재영(23)이 한층 성장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승 팀을 바라보는 박 감독 시선은 여전히 객관적이었다. 그는 "우승은 했지만 우리 팀이 독보적인 멤버는 아니었다. (이)재영이가 있아도 가가 포지션을 세세하게 보면 도로공사와 비교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우승을 향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에이스 이재영의 눈부신 활약과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에 힘입어 챔피언에 등극했다.

박 감독은 이재영에 대해 가장 칭찬한 점은 '꾸준함'이었다.

"정말 (이)재영이에 대해 칭찬하고 싶은 점은 시즌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경기력이 안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기복도 있었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이 없었죠."

▲ 2018~2019 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감독상을 수상한 박미희 감독 ⓒ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 스포티비뉴스

여자 배구 전성시대? "지금부터 모두가 잘해야 할 때"

흥국생명의 우승 멤버 가운데 한 명이었던 베레니카 톰시아(폴란드)는 다음 달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찾기에 나선 박 감독은 이달 말 트라이아웃이 열리는 캐나다 토론토로 떠난다.

"개인적으로는 배구를 잘하는 선수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레프트에는 재영이가 있고 (김)미연이도 훈련에 집중하면 향상될 가능성이 있어서 확실한 한 방을 가진 외국인 선수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선수와 지도자로서 모든 것은 이룬 박 감독은 "만약 나중에 현장을 떠나도 배구와 관련된 일을 계속할 거 같다"고 말했다.

2018~2019 시즌 여자 배구는 역대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평생 한국 여자 배구를 위해 달려온 박 감독은 "인기가 있을 때 더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이야말로 모두가 잘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그런데 실망을 주면 인기는 금방 떨어집니다. 지도자, 행정가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잘해야 하고 좋은 선수, 좋은 지도자를 꿈꾸는 후배들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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