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에이스 양현종이 또 무너졌다.

양현종은 26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4.1이닝 동안 8피안타 4사사구 8실점(7자책점)을 기록하며 조기 강판했다.

4회까지 3실점으로 겨우겨우 버텼던 양현종은 5회에만 5점을 빼앗기며 무너지고 말았다.

5회 선두 타자 샌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박병호에게 2루타를 내줬다. 이어 장영석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로 몰렸다.

이후 서건창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실점하며 퀄리티스타트가 무너졌다. 임병욱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다시 만루 위기를 맞은 뒤 이지영에게 주자 일소 3루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양현종의 투구는 여기까지였다. 이후 올라온 고영창은 허정협을 삼진으로 솎아 냈지만 이정후의 타구를 2루수 안치홍이 잡다 놓치면서 실점했고, 양현종의 실점은 8점이 됐다. 

이날 등판은 지난 23일 이후 이틀이나 미뤄진 것이었다. 나름대로 체력이 회복된 뒤 맞게 된 등판이었다.

그 때문이었는지 양현종의 스피드는 시즌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최고 구속은 148km가 찍혔고 평균 구속도 144km까지 나왔다. 이전까지 양현종은 최고 145m 정도였고 평균 구속은 142km정도에 그쳤다.

구속만 놓고 보면 비로 생긴 휴식이 도움이 됐다고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구위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양현종의 제구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는 경우라면 키움 타자들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나왔다. 완벽한 제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버티기 힘든 구위라는 것이 드러났다. 찍히는 숫자에 비해 볼 끝의 움직임은 힘 있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난타로 증명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스피드만 회복되면 양현종이 이전의 강력한 구위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스피드가 나왔는데도 난타를 당했다는 건 양현종이 체감하는 것 이상으로 현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피드는 정상 페이스를 보였지만 그 스피드로도 키움의 타자들을 이겨 내지 못했다. 볼 끝의 움직임을 포함해 구위가 타자를 압도하기엔 모자랐다. 

최고의 스피드를 기록하고도 난타를 허용한 것이 그 증거다. 단순히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만으로는 모자란 내용이 있다는 것을 이날 경기가 증명했다.

2019년 시즌 양현종의 출발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기복이 심한 투구를 보여 주고 있다는 건 양현종의 구위가 정상 수준으로 올라오지 않았다는 걸 뜻한다.

쉴 수 있을 때 좀 더 쉬고 제구에 더 신경을 쓰는 투구가 필요한 이유다. 단순히 체력이 회복되고 팔 상태가 괜찮다는 것만으로는 모자라다. KIA는 에이스를 투입하고도 조기에 무너지며 9연패에 빠졌다. 에이스의 책임감이 어떤 것인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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