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정우영이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 잠실,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고졸 신인 정우영이 16번째 등판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2일 kt와 경기에서 5-4로 앞선 9회 올라와 김영환과 강백호, 유한준을 상대해 삼자범퇴로 임무를 마쳤다. LG는 8연승을 달렸고 동시에 SK와 공동 1위가 됐다.  

경기 후 정우영은 "'네가 마무리다' 이런 말을 들은 건 아니었지만 8회에 몸을 풀어서 제가 마지막에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은 했다. 몸 풀고 있는데 경기가 뒤집어져서 세이브 상황이 왔다"고 돌아봤다. 

또 "떨렸다. 끝나고 나니까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강백호를 잡아서 좋았다"며 동갑내기 친구와 선의의 경쟁을 강조했다. 

▲ LG 정우영 ⓒ 한희재 기자
정우영은 올해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1을 기록하고 있다. 특급 신인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뛰어난 활약으로 주목을 독차지한다. 그렇지만 이 짧은 시간이 전부 순조롭게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첫 실점이 나왔던 지난달 10일 삼성전에서는 주자를 3루에 두고 보크로 실점했다. 

그는 "모든 경기가 경험이었다. 그저께(4월 30일) 동점을 허용했을 때는 화가 나지는 않았고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보크도 좋은 경험이었다. 어이없는 일이기는 했지만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하지만 보크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라커룸에서 울었다. 스스로도 어이없었고 형들이 만든 경기를 제가 망쳤다고 생각했다. 형들이 144경기 중에 하나라고 해주셨는데 그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울고 싶지 않았는데 져서 분위기가 조용했다. 김민성 선배가 옆에서 '울어?' 하셔서 거기서 눈물이 터졌다. 현수 형이 울면 벌금이라고 했다. 이번에는 안 냈지만 다음에는 벌금 내라고 하셨다." 물론 지금은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됐다. 

▲ LG 정우영 ⓒ 곽혜미 기자
정우영에게 따라다니는 또 하나의 단어가 있다. 바로 혹사 우려다. 실제로 정우영은 팀의 32경기 가운데 16경기에 나왔다. 4월 16일부터 18일까지 NC와 3연전에는 매일 등판했다. 우려가 생기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은 상황, 게다가 그는 신인이다. 

정우영은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관리를 잘 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혹사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간 투수는 보직이 있다. 나가야 하는 상황이면 나가는 게 불펜 투수다. 그만큼 구단도 코칭스태프도 관리를 많이 해주셔서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이 던지기는 했는데 관리를 많이 해주신다."

정우영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선발투수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신인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자주 나가는 게 좋은 것 같다. 선발 욕심이 있기는 하지만 올해는 불펜에 집중하겠다. 언젠가 기회가 올 거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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