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픈 커리(왼쪽)와 클레이 톰슨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전반은 버렸다. 무득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두 번째 24분 동안 뜨거운 손끝을 뽐냈다. 슈퍼스타다웠다.

스테픈 커리(31,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후반에만 33점을 쓸어 담는 폭발적인 퍼포먼스로 소속 팀 서부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골든스테이트는 7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2018-19 NBA(미국프로농구)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 6차전에서 휴스턴 로케츠를 118-113으로 이겼다.

서부 지구 결승에 안착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시리즈 스코어 4-2로 최근 콘퍼런스 맞수로 자리한 휴스턴을 따돌렸다. 반대 블록에서 치열하게 다투는 덴버 너겟츠,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한 발 앞서 기다리게 됐다. 

전반부터 팽팽했다. 두 팀은 57-57, 동점으로 첫 24분을 마쳤다. 클레이 톰슨과 제임스 하든이 1대1 쇼다운을 벌이는 분위기였다.

톰슨은 전반에만 21점을 쓸어 담았다. 야투 15개 던져 8개를 집어넣었다. 8개 가운데 외곽슛이 5개였다. 좌우, 코너를 가리지 않고 눈부신 슛 감각을 뽐냈다.

스테픈 커리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파울트러블 탓에 일찌감치 벤치로 빠진 리더 빈자리를 점(點)으로 만들었다.

휴스턴에선 '두려운 털보'가 선봉에 섰다. 맞불을 놨다. 톰슨이 장군을 부르면 하든이 멍군을 외쳤다.

1옵션 자격을 증명했다. 3점슛 3방을 포함해 19점 5리바운드를 챙기며 소속 팀이 스코어 균형을 이루는 데 한몫했다.

야투율은 33%(5/15)로 높지 않았다. 그러나 적극적인 페이트존 공략으로 자유투를 9개나 뺏어 냈다. 에이스다웠다. 슛 감각이 떨어져도 점수를 수확하는 경기력이 돋보였다.

후반 역시 비슷했다. 점수 차가 크지 않았다. 케빈 듀란트 부상 변수가 영향을 못 미치는 분위기였다. 시리즈 흐름이 여전히 팽팽했다.

다만 커리 침묵이 생각보다 길었다. 전반 무득점에 이어 3쿼터에도 10분쯤까지 5점 밖에 뽑지 못했다.

드레이먼드 그린도 3쿼터 7분 9초께 네 개째 파울로 벤치에 앉았다. 공격에서 포인트 포워드, 수비에선 앵커 노릇을 맡는 팀 전력 핵심이 코트에서 물러났다.

휴스턴은 백전노장 둘을 앞세워 3쿼터를 5점 앞선 채 끝냈다. 크리스 폴이 외곽슛 2개를 포함해 10점을 수확했다. 1982년생 빅맨 네네와 데뷔 11년째 스윙맨 제랄드 그린도 힘을 보탰다. 에이스 하든 휴식 시간을 벌어 줬다.

4쿼터 절반이 지났을 때 전광판엔 97-97이 새겨졌다. 3쿼터 후반부터 부활한 커리와 이번 시리즈 최고 컨디션을 보인 폴이 치열한 기싸움을 펼쳤다. 승리 추가 한쪽으로 쉽게 기울어지지 않았다.

케본 루니 레이업 슛과 커리 3점슛이 연이어 터졌다. 102-97, 점수 차가 5점으로 벌어졌다. 그러자 하든이 장거리 외곽슛으로 응수했다. 슈퍼스타끼리 자존심 대결이 정점을 찍었다.

이때 커리가 다시 나섰다. 연속 5점을 뽑아 스코어를 107-102로 만들었다. 우위를 점했다. 경기 종료 36.1초 전 톰슨 쐐기포가 터졌다. 그린-안드레 이궈달라-톰슨으로 이어진 이타적인 패스 게임 끝에 나온 아름다운 메이드였다. 사실상 이때 두 팀 표정이 엇갈렸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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