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홍만은 4년 만에 일본 무대에서 경기를 펼쳤지만,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판정패했다. ⓒ간류지마 제공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다음 달 10일 AFC(엔젤스파이팅) 출전을 의식해서였을까?

현실판 드래곤볼 천하제일무술대회에 나선 최홍만(38)이 9분 동안 잽만 툭툭 던지며 소극적으로 싸우다가 졌다.

11일 일본 마이하마에서 열린 '간류지마 세계무술왕결정전 2019 서막'에서 종합격투기 전적 16승 4무 9패의 베테랑 파이터 가와무라 료에게 3분 3라운드 종료 후 0-3으로 판정패했다.

간류지마 룰은 독특하다. 오픈핑거글러브를 끼고 종합격투기처럼 타격과 그래플링 공방전을 펼칠 수 있지만, 그라운드 게임은 15초로 제한된다.

만화 '드래곤볼' 천하제일무술대회처럼 상대를 무대 밖 장외로 떨어뜨려도 이길 수 있다. 3번 밀어내면 한판승.

씨름 천하장사 출신 최홍만이 불리할 게 없는 규칙이라 간류지마는 홈페이지 기사에서 "우리 룰이라면 최홍만이 최강이지 않을까"라며 기대했다.

▲ 간류지마는 장외 밀어내기 한판승 룰을 갖고 있어 현실판 '드래곤볼 천하제일무슬대회'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양한 무술을 배운 캐릭터성이 짙은 출전자들이 특색이다. ⓒ간류지마 제공

그러나 4년 만에 일본 원정 경기에 나선 최홍만은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았다.

키 180cm 가와무라가 로킥으로 치고 빠지며 오른손 오버핸드훅으로 KO를 노릴 때, 가와무라의 접근을 경계하는 일명 '오지마 잽'만 뻗었다.

최홍만은 일본 매체로부터 승리 의지뿐 아니라 프로 파이터의 자세도 결여돼 있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호치는 "최홍만은 3라운드가 끝나고 패배를 예감했는지 심판의 채점지가 회수되는 동안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승패 판정이 나올 때도 돌아오지 않았다. 예의를 중시하는 간류지마에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출전 선수가 나온 폐회식에도 나타나지 않아 관중을 실망시켰다"고 평했다.

최홍만은 다음 달 10일 서울 KBS아레나홀에서 열리는 AFC 12에서 키 195cm 헤비급 파이터 다비드 미하일로프(24, 헝가리)와 입식격투기로 붙는다.

▲ 최홍만은 다음 달 10일 AFC 12에서 다비드 미하일로프와 입식격투기 경기를 펼친다.

한 달 후 바로 다음 경기를 뛰어야 하지만, 부상 없이 간류지마 경기를 마쳐 미하일로프와 대결하는 데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AFC에선 적극적인 공격으로 승리를 노릴지 지켜볼 일이다.

15승 5패 전적을 쌓고 헝가리 최강 헤비급 입식격투기 파이터로 평가받는 미하일로프는 "최홍만, 1라운드에 쓰러지지 마"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