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가 127초 만에 무너졌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1976년생. 파이터로서 황혼이다.

은퇴 생각은 없다. 11일(이하 한국 시간) 203.5파운드(약 92.31kg)로 계체를 통과한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42, 브라질)는 "여전히 스물여섯 살 같은 기분"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상대인 라이언 스팬(27, 미국)보다 한 살 더 젊은 기운을 지녔다는 출사표였다.

그러나 힘에 부쳤다. 기세를 옥타곤으로까지 잇지 못했다.

노게이라는 1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UFC 237 언더 카드 라이언 스팬(27, 미국)과 라이트헤비급 경기에서 1라운드 2분 7초 만에 펀치 KO패했다.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1라운드 1분 10초쯤 스팬에게 테이크다운을 뺏겼다. 노게이라 얼굴이 벌개졌다. 데뷔 뒤 한 번도 서브미션 패가 없는 주짓떼로가 코너에 몰렸다.

겨우 뜯어냈다. 다시 두 발로 선 채 맞섰다. 그러나 위기는 계속됐다.

1라운드 2분쯤 스팬에게 2~3차례 훅을 허용했다. 이때 다리가 풀렸다. 스탠딩 타격전에서 40초도 버티지 못하고 풀썩 주저앉았다.

스팬은 틈을 놓치지 않고 파운딩을 쏟아냈다. 레프리 허브 딘이 빠르게 둘 사이 몸을 집어넣었다. 리우 올림픽 아레나가 야유로 뒤덮였다.

노게이라는 2001년부터 활동해 23승 8패 전적을 쌓았다. 아마추어 복싱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06년 남미복싱선수권대회 슈퍼헤비급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성기였다. 2000년대 전적은 18승 3패. 옥타곤 데뷔 뒤에도 티토 오티즈, 라샤드 에반스 등을 잡으며 건재를 자랑했다.

허나 2011년부터 하향세다. 잦은 부상에 신음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1년에 한 경기를 뛰었다.

2017년엔 아예 싸우지도 못했다. 한 해를 통째로 쉰 건 격투기 데뷔 16년 만에 처음 있는 일.

지난해 9월 UFC 파이트 나이트 137에서 샘 앨비를 2라운드 펀치 KO로 꺾고 반등하나 싶었다. 그러나 올해 첫 경기서 무기력한 내용을 보였다. 노쇠화가 뚜렷했다. 선수 생활을 이어 가는 게 의미가 있는지 옅은 물음표가 떴다. 

노게이라는 MMA 통산 아홉 번째 쓴잔(23승)을 맛봤다. 안방이지만 링 인터뷰 없이 드레스 룸으로 향했다. 6연승을 완성한 스팬은 총 전적을 16승 5패로 바꿨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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