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그바.
▲ 강등 확정 카디프는 맨유를 꺾고 웃었다. 군나르손과 모리슨(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특별한 홈 구장 올드트래포드도 그 힘을 잃은 것일까. 부진의 기미는 홈 성적에서도 읽힌다.

맨유는 2018-19시즌을 6위로 마무리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3위나 4위를 할 기회가 너무나도 많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그 아래 단계 리그인 UEFA 유로파리그가 우리에게 맞는 위치일 것"이라며 솔직하게 현 성적을 인정하기도 했다.

시즌 내내 힘겨웠다. 맨유는 주제 무리뉴 감독과 시즌을 시작했지만 결국 성적 부진으로 지난해 12월 경질을 택해야 했다. 솔샤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팀이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결국 '감독 경질 효과'는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은 의욕이 떨어진 듯 허술한 수비와 적극성이 떨어지는 공격을 펼쳤다. 결국 맨유는 시즌 마지막 12경기에서 2승 2무 8패의 처참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손에 쥔 우승 컵도 없었다.

맨유의 부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홈에서 거둔 마지막 무실점 승리가 무려 1년 전이라는 것. 이번 시즌 맨유는 홈에서 치른 19번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10승 6무 3패를 거둬 승점 36점을 따냈다. 이번 시즌 빅6 팀 가운데 가장 나쁜 홈 성적이다. 맨체스터시티와 리버풀은각각 18승 1패(승점 54점)와 17승 2무(승점 53점)로 안방에서 매우 강했다. 아스널(14승 3무 2패, 승점 45점)와 첼시(12승 6무 1패, 승점 42점)도 안방에서 강세를 보였다. 웸블리스타디움에 세 들어 살았고 시즌 막판 부진에 빠졌던 토트넘 역시 승점 38점(12승 2무 5패)으로 맨유보다 많은 승점을 따냈다.

맨유가 홈에서 거둔 무실점 경기는 딱 2회. 크리스탈팰리스와 리버풀을 상대로 거둔 0-0 무승부였다. 맨유는 무실점 승리의 맛을 1년 동안 보지 못했다. 맨유는 2017-18시즌 최종전에서 왓포드를 1-0으로 이긴 것이 마지막 기록이다.

맨유는 12일 밤(한국 시간) 올드트래포드에서 킥오프한 카디프시티와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카디프는 이미 강등을 확정한 팀이었다. 경기장에서도 야유가 나왔다.

홈구장 올드트래포드는 맨유의 아성을 증명하는 공간처럼 여겨졌다. 어떤 팀이라도 올드트래포드 원정은 까다롭게 생각했다. 특히 알렉스 퍼거슨 감독 체제에선 '원정 팀의 무덤'이란 말이 붙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그 특별한 힘을 잃어버렸다. 아스널에서 활약했던 수비수 마틴 키언은 "올드트래포드는 이제 원정 팀을 주눅들게 하는 그 기운을 잃어버렸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성적은 키언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솔샤르 감독은 과거의 특별했던 올드트래포드를 기억한다. 그는 시즌을 모두 마무리한 뒤 "지난 몇달은 구단과 선수들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었다. 시즌 말 우리의 경기력은 정말 좋지 않았다"며 "시즌 중반 좋았던 기량을 계속 이어가지 못했고, 리빌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선수단 개편을 예고했다. 솔샤르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과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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