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롭(오른쪽)은 20살 아널드도 겁없이 기용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위르겐 클롭 감독이 영입한 선수들은 팀의 핵심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그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 부임해 빠르게 위기를 수습했다. 최근 3시즌을 4위, 4위, 2위로 마무리해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안정적으로 지켰다. 이번 시즌엔 맨체스터시티와 승점 1점 차 우승 경쟁을 펼치면서 일약 전 세계가 주목하는 팀으로 발돋움했다.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2회 연속 결승에 오르는 쾌거도 이뤘다. 

클롭 감독의 축구는 전술적 색채가 뚜렷하다. 최전방부터 많이 뛰어야 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해야 한다. 리버풀의 축구는 최전방부터 상대의 실수를 유도한 뒤 빠르게 공격을 찔러넣는 것이 장점이다. 극단적인 수비를 펼치는 팀을 상대론 미드필더와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측면을 먼저 허문다. 페어질 판 데이크 영입으로 뒷문도 강해졌다. 지난 시즌까지 번뜩이는 공격력이 강점이었다면, 이젠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가 돋보이는 강팀이 됐다.

이러한 성공의 뒤엔 클롭 감독의 선수를 보는 안목이 있다. 사디오 마네, 모하메드 살라, 제르단 샤키리,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 나비 케이타, 파비뉴, 조르지뇨 베이날둠, 앤디 로버트슨, 페어질 판 데이크, 조엘 마팁, 알리송까지 모두 클롭 감독이 영입한 선수들이다. 

마네와 살라는 빠른 공격에 적합하고, 체임벌린, 케이타, 파비뉴, 베이날둠은 중원에서 엔진이 될 수 있는 선수들. 판 데이크를 비롯한 수비진은 발이 모두 빠르고 기술을 갖춘 선수들이다. 골키퍼 알리송 역시 빌드업 능력이 좋다. 클롭 감독이 자신의 색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새로운 선수 발굴에도 적극적이었다. 이번 시즌 수비수로서 역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올린 트렌트 알렉산더 아널드는 이제 갓 20살이 된 수비수다. 날카로운 오른발을 살려 무려 1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중앙 수비수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를 오간 조 고메즈 역시 빠른 발을 갖춘 선수로 리버풀에 힘을 더한다. 고메즈 역시 21살에 불과하다.

여기에 기존에 있던 선수들도 색만 맞는다면 잘 활용했다. 호베르투 피르미누, 조던 헨더슨, 제임스 밀너는 여전히 주전급으로 활약한다. 영입 선수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팀은 더욱 단단해졌다.

클롭이 영입했던 이들 가운데도 실망스러운 선수들이 있다. 마르코 그루이치, 로리스 카리우스, 라그나르 클라반의 경우 활약에 만족하긴 어렵지만 이 세 선수 영입에 쓴 돈은 약 1650만 파운드(약 255억 원) 정도다. 이 금액은 살라 영입 금액인 약 3780만 파운드(약 585억 원)의 반도 되지 않는다. 실패한 선수들의 경우 큰 돈을 쓰지 않았다는 말이다.

물론 지난 3번의 이적 시장에서 쓴 돈은 작지 않다. 세 시즌 동안 약 3억 8600만 파운드(약 5500억 원)을 썼다. 판 데이크는 7000만 파운드(약 1000억 원)의 이적료로 역대 수비수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고, 케이타와 알리송 역시 5000만 파운드(700억 원)가 넘는 고액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살라, 마네, 베이날둠 등의 이적료도 상당하다. 하지만 거액을 들인 선수들은 모두 제 몫을 했다. 클롭 감독이 확실한 색을 가지고 선수를 수급하는 만큼 실패할 위험 부담도 적다.

클롭 감독의 선수 보는 안목을 입증하는 기록도 나왔다.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살라, 마네와 함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아스널)이 공동 수상했다. 한 팀에서 2명의 득점 선두가 나온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오바메양 역시 클롭 감독이 지도했던 선수다. 클롭은 2013년 7월 도르트문트를 지도할 당시 리그앙 셍테티엔에서 뛰던 오바메양을 단돈 1170만 파운드(약 181억 원)에 영입했다. 그리고 오바메양은 분데스리가와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클롭의 선수 보는 눈은 예전부터 뛰어났던 셈이다.

리버풀 톰 베르너 회장은 "더 강해질 일이 남았다. 리그 우승은 이루지 못했지만 차기 시즌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라며 선수단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내비쳤다. 클롭 감독의 안목이 더해진다면 더 풍부한 스쿼드를 만날 수 있을 전망. 이번 시즌 고비마다 부상자 때문에 고민했던 것을 고려하면 리버풀은 다음 시즌에도 우승 경쟁에 나설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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