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신하균 이광수 주연의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가 손익분기점 돌파를 앞뒀다. 잔잔하지만 묵직한 힘을 담은 '착한' 영화의 '특별한' 선전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나의 특별한 형제'는 지난 5일 하루 2만 관객을 불러모아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은 135만1971명. 영화의 손익분기점인 140만 관객 돌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1300만 관객을 돌파해버린 '어벤져스:엔드게임'이 여전히 건재하고 '악인전', '걸캅스', '배심원들' 등 차례로 개봉한 한국영화 신작들이 새롭게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포진했지만, 꾸준히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나의 특별한 형제'의 성적은 특히 돋보인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두 장애인의 특별한 동행을 담는다. 목 아래를 쓸 수 없는 지체장애인이지만 비상한 두뇌와 입심을 지닌 형 세하(신하균), 지능이 5세에 불과한 지적장애인이지만 형을 생각하는 마음이나 수영실력만큼은 어디 내놔도 안 지는 동생 동구(이광수). 두 사람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지만, 서로의 손발이 되고 머리가 되어 함께하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여기에 친구처럼 이웃처럼 이들과 함께하는 수영 코치로 이솜이 가세해 따뜻하고도 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
장애라는 다소 부담스런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를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우리의 이야기처럼 친근하고도 유쾌하게 그려낸 건 약자들에게 늘 따뜻한 시선을 보내 온 육상효 감독의 솜씨. 태어났다면 잘 살아갈 '책임'이 있다는 '나의 특별한 형제'는 주인공들을 오롯한 개성과 목소리를 지닌 사회의 구성원으로 표현했다. 장애인들의 '자립'에 대해서도 분명한 목소리를 낸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친구로 이웃으로 함께하는 '나의 특별한 형제'의 세상엔 흔히 등장하는 '악인'이 없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하다시피 했다는 신하균은 "장애를 소재로 하지만, 별반 다를 것 없는 우리의 이야기"라며 "동정의 대상이나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로 보는 게 아니라 현실적이고도 따뜻한 시각으로 본다는 점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목 아래를 움직일 수 없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고도 힘 있는 목소리, 치고 빠질 데가 명확한 연기로 든든히 이야기를 떠받쳤다.

이광수는 "이광수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 것"이라는 선배 신하균의 자신감에 열연으로 보답했다. 까다로운 지적장애인 캐릭터에 도전하며 예능인 이미지를 완전히 벗었다. 어린 나이에 엄마에게 버림받고 형 세하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 동구의 이야기가 '나의 특별한 형제'의 서사, 감정선의 핵심 줄기다. 캐릭터에 쏙 녹아난 이광수를 따라가다보면 혼자가 된 동구가 별을 바라보며 눈물짓는 장면에서 함께 눈물짓게 된다.

▲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
강렬한 캐릭터를 즐겨 연기했던 이솜은 허허실실 수영코치를 꾸밈없이 그려내며 영화의 매력과 진정성을 더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를 보면 이솜이란 배우가 극적인 상황에 놓인 드라마틱한 캐릭터만큼이나 일상의 편안함을 드러내는 캐릭터에서도 힘을 발휘한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올해 초 극장가에선 변호사와 자폐아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따뜻한 법정물 '증인'이 253만 관객을 모으며 선전했다. 뻔한 흥행공식에 맞춘 기획, 강렬한 설정, 자극적인 묘사가 먼저 환양받는 영화계, 그것도 블록버스터의 틈새에서 따뜻한 진정성을 내세운 색다른 기획들의 연이어 성공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다. 한 주 앞서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을 피해 거의 모든 한국영화들이 '2위 전략'까지 포기하고 자리를 내준 5월의 첫째 주, 용기있게 개봉해 틈새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나의 특별한 형제'의 특별한 흥행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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