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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우려낼 대로 우려낸 곰탕같은 목소리, 홍자입니다~"가 스타트를 끊었다. "눈부신 눈웃음 아름다운 춤선, 정다경입니다", "비행기 타고 배 타고 왔어요, 김나희 입니다", "엄마들의 워너비, 정미애입니다"에 이어 "전국으로 탑 찍으러 가고 있는 송 가인이어라~"까지 5명의 소개 멘트가 숨돌릴 새 없이 이어졌다. 메들리처럼 리드미컬하게 다듬어진 인삿말을 이어가는 다섯 트롯여신은 5인조 걸그룹을 연상시켰다. '짝짝' 박수가 절로 나왔다.

그녀들의 인기며 화제성 또한 웬만한 걸그룹을 능가한다. 송가인(33), 정미애(37), 홍자(34), 정다경(26), 김나희(31)는 매회 종편 예능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뜨거운 인기몰이 속에 이달 초 막을 내린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미스트롯'의 최종 톱5 결승 진출자들. 걸그룹 멤버는 몰라도 이들의 이름과 인상적인 무대들을 줄줄 읊는 팬들이 상당하다. 트로트 가수의 '직캠'이 인터넷에 나돌고, 이미 시작된 '미스트롯' 톱 12인의 전국투어도 매진 행렬 속에 추가 공연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달라진 인기와 분위기는 이들도 실감하는 바다. 한국 트로트의 차세대 주자. '미스트롯'을 통해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다섯 명의 '트로트 여신'들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부담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고 5명의 트로트 여신들은 입을 모았다.

▲ 왼쪽부터 TV조선 '미스트롯' 톱5 송가인 정미애 홍자 정다경 김나희.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이런 사람들이 대체 어디 있다 나왔나 하시지만 다들 활동을 꾸준히 했어요. 선생님들이 메인 무대에 서시면 저희는 그 뒤에서 활동을 했죠. 지금은 10명 중에 9명은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요. 쇼핑을 가면 깎아도 주시고 물건을 그냥 주시기도 하더라고요."(송가인) "어제는 대게 집에 갔는데 한 마리를 서비스로 주시더라고요,."(정미애)

'미스트롯' 1위 진의 송가인부터 2위 선 정미애, 3위 미 홍자, 4위 정다경, 5위 김나희에 이르기까지, 같은 무대에 서지만 분위기와 장기, 개성은 확연히 다르다. '미스트롯'에서 보여준 자신의 인생무대가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의 매력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대답 역시 제각각이었다.

▲ TV조선 '미스트롯' 1위 송가인 .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1위 송가인은 "전라도 탑 찍어불고~" 본격 전국구 진출을 선언한 정통 트로트 주자다. 중학교 2학년때 판소리를 시작해 중앙대에서도 판소리를 전공하다가 2012년 트로트 가수로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 타고난 발성과 감정선, 기교 모두 최정상으로, 거기에 피나는 연습으로 만들어진 완벽한 무대를 매회 선보이며 방송 내내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세미 트로트보다는 정통 트로트를 해왔으니까요. 트로트를 주로 듣는 연령층이 40대부터 그 이상까지 다양한데, 그 분들이 젊으셨을 때 듣고 자란 음악을 불러서 더 사랑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젊은 친구가 부르니까 더 예쁘게 봐주신 게 아닐까요.

(제 인생무대는) 결승전 마지막 무대였던 '단장의 미아리 고개'요. 제가 결혼을 했어요 애가 있어요, 내레이션 부분은 연기를 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어려웠어요. '여보~'가 안 돼서 수천번은 연습한 것 같아요. 무대에서 집중을 하고 가니까 나오긴 했던 것 같아요.

▲ TV조선 '미스트롯' 2위 정미애 .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이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미스트롯' 안 나왔을 거예요.(웃음) 하지만 잘 도전한 것 같아요. 프로그램이 잘 되고 저희도 주목받고 트로트 시장이 함께 붐이 일어난다고 하니 더 만족스럽고 뿌듯합니다. 트로트를 좋아하시던 기존 팬들이 있지만 젊은 친구들이 트로트가 좋아졌다고 하니까 더 뿌듯함을 느껴요. 아이돌이나 힙합, 랩을 좋아할 것 같은 친구들이 '감명깊게 들었어요' 하고 메시지를 보내는데, 진짜 감동했어요."

2018년 11월 셋째를 출산하고 약 2개월 만에 '미스트롯' 예심에 참가, 2위를 거머쥔 정미애는 엄마의 힘을 보여준 '마미부' 대표주자. 전성기 이선희를 연상시키는 풍부한 성량과 시원시원한 음색, 짙은 감정선으로 매회 현장평가에서 송가인을 위협하는 지지를 얻었다. 다채로운 변신이 가능하다는 점도 정미애의 매력포인트.

"다른 친구들보다 좀 더 현실적인 느낌이라고 할까요. 생짜 일반인 느낌으로 봐주시나 봐요. 사이다 같은 목소리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거든요. 현대인들의 스트레스가 뻥 뚫리는 느낌을 받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꼽고 싶은 무대는 결승 1라운드 '라밤바'요. 아이돌이 할 수 있는 무대를 보여주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아줌마가 애쓴다' 할 수 있지만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진짜 열심히 연습했던 무대라 기억에 더 남아요.

아직 외모 콤플렉스가 극복이 안돼요. '히든싱어'도 그렇고 '미스트롯'까지 제가 나온 방송을 아직 한번도 안봤어요. 그걸 보면 다음 무대에 못 올라갈 것 같아서. 제가 최진희 선배님을 좋아하거든요. 트로트라고 해서 꺾고 하는 기술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깔끔한 발성과 멜로디로도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TV조선 '미스트롯' 3위 홍자.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마음을 움직이는 '곰탕 보이스'로 주목받은 홍자가 '미스트롯' 최종 3위였다. 2012년 데뷔해 꾸준히 활동해 왔던 그녀는 '미스트롯'을 통해 절절한 감성이 짙게 배인 목소리를 알리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1대1 데스매치 당시 심수봉의 '비나리'로 송가인을 꺾는 등 대결구도 속에 한때 진에 오르는 등 1위를 위협했던 실력파다.

"처음에는 목소리나 슬픈 감성을 좋아하신닥 생각했어요. 그런데 최근 팬레터를 보고 눈물을 엄청 참았어요. 상업성을 추구하기보다 담담하게 자기만의 생각으로 무대를 임하는 모습에서 살아온 모든 것이 그려지는 것 같다고, 그래서 자신까지 돌아보게 됐다는 말씀이셨어요. 목소리와 함께 무대에 임하는 자세에 공감해주시지 않았나 해요.

(준결승전 솔로곡) '사랑 참'이라는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관심도 많이 가져주셨고요. 그에 대한 감사함이 있고, 무대에서 혼신을 다했는데 그게 많은 분들에게 비춰졌던 무대가 아닌가 합니다.

발라드 트로트라는 장르를 알리고 싶어요. 심수봉 선생님처럼 감성적인 노래, 전 세대가 들으면서 회상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 TV조선 '미스트롯' 4위 정다경 .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4위 정다경은 대학부의 대표주자. 계원예고-한양대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고, 2017년 트로트 가수로 데뷔해 '조용하게' 활동해 왔다. 100인 예심부터 가창력과 미모가 두루 빛나는 무대를 선보이며 등장부터 안팎의 시선을 집중시킨 주자다. 동양미와 서구적 매력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내내 맹활약했다.

"전공이 춤이다보니까, 춤이라든지 노래라든지 슬픈 것부터 밝은 것까지 다양성에 중점을 두고 보여드린 점을 사랑스럽게 봐주시지 않았나 생각해요. 눈읏음이 매력이라고요? 제가 제 입으로 '눈웃음 눈웃음' 하기가 부끄러워서요.(웃음)

저의 최고 무대는 (본선 2라운드 1대1 데스매치에서 선보인 솔로무대) '열두줄'이 아니었나 해요. 한국무용 전공자로서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컬래버 무대였고, 한국무용과 트로트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전에 한 1년 행사를 다녔어요. 그땐 호응을 유도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정다경의 무대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저의 포커스도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 TV조선 '미스트롯' .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KBS 공채 개그우먼 28기로 '개그콘서트'의 미녀 개그우먼으로 먼저 얼굴을 알렸던 김나희는 이번 '미스트롯'이 발견한 트로트의 새로운 주자다. 개그우먼이 아닌 트로트 가수로 인생 2막을 연 김나희는 발전상이 있다면 주고 싶다는 장윤정의 극찬 속에 매회 성장을 거듭하며 쟁쟁한 실력파들 사이에서 최종 톱5에 드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새로운 도전을 하다보니 꿈을 꾸는 분들에게 제가 자극제가 됐나봐요. 본인들도 꿈꿔왔던 일을 더 도전해보려고 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거든요. 희망을 봤다고 하시며. TV를 보니 제가 활짝 활짝 잘 웃더라고요. 웃음으로 밝힌 무대가 치유가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뿌듯했어요.

제 인생무대를 굳이 꼽자면 (김소유 공소원과 본선 1차미션 단체곡으로 선보인) '봉선화 연정'이요. '현철 선생님 노래가 상큼해질 수 있다' '그룹 결성해도 될 것 같아' 이런 마스터의 말씀이 극찬이셨어요. 제가 트로트에 스며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꾸준히 하다보면 트로트가 제게 잘 맞는 옷이 되는 시기가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비타민 같은 에너지를 드리고 조금씩 성장하면서 나중엔 정통 트로트로 심금을 울리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왼쪽부터 TV조선 '미스트롯' 톱5 송가인 정미애 홍자 정다경 김나희.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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