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에 빠르게 적응한 황인범 ⓒ 밴쿠버 화이트캡스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저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오시는 팬분들이 있다. 그분들께 늘 빚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이 팬들을 위해 뛴다. 황인범은 지난 1월 대전에서 벤쿠버로 이적,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황인범은 빠르게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팀이 치른 12경기 모두 출전했다. 지난달 18일 로스앤젤레스와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팬들의 사랑이 컸다. 밴쿠버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많은 팬들이 황인범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

황인범은 'ESPN'과 인터뷰에서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많은 한국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다. 경기를 보러오는 팬들도 있지만 나를 보기 위해 온 팬들도 있다. 팬들에게 늘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인범은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것은 늘 내 목표였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며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인범은 데뷔부터 쭉 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밴쿠버 사정이 좋지 않다.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최하위로 처졌다. 첫 승리는 황인범의 데뷔골이 터진 로스앤젤레스전이었다. 7경기 만의 승리였다.

황인범으로서도 팀의 부진은 개인 경기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때 마크 도스 산토스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황인범은 "마크 감독은 나에게 '넌 웨인 루니도 아니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아니다. 황인범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이 압박을 덜어주는데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 동료들의 도움으로 빠르게 적응한 황인범 ⓒ 밴쿠버 화이트캡스
황인범은 빠르게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밴쿠버의 기대도 크다. 밴쿠버 부사장 그렉 앤더슨은 "우리는 황인범이 시장에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국의 전설적인 선수 이영표가 이곳에서 뛰었고, 그와 함께 성공을 거뒀다. 황인범도 마찬가지다"며 황인범이 실력 뿐아니라 시장 가치도 높다고 평가했다 앤더슨은 이적 과정에서 황인범의 가족에게 MLS의 성장 가능성, 리그의 역동성, 밴쿠버가 황인범에게 이상적인 팀인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황인범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2019 아시안컵에 참가한 황인범을 보기 위해 일부러 카타르까지 들렸다고 한다.

입단한 지 약 4개월, 황인범은 축구 외적으로도 빠르게 적응했다. 적응에 도움을 준 선수들이 많다. 그중 콜롬비아 출신 프레디 몬테로의 도움이 있었다. 황인범이 밴쿠버에 도착한 후 처음으로 쇼핑을 같이 한 선수가 몬테로라고 한다. 몬테로는 부모님과 함께 황인범과 저녁 식사를 하는 등 알뜰살뜰 도움을 주고 있다. 영어 실력은 '넷플릭스'를 보며 도움 받고 있다고 한다.

황인범이 생각하는 MLS와 한국 축구의 차이는 패배를 대하는 자세에 있었다. 황인범은 "한국에서 프로는 언제나 일에 전념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경기에서 지면 다음 경기까지 팀 전체가 우울하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몇 시간 정도만 우울하다 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다. 이 자세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패배를 대하는 태도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밝혔다.

앤더슨 부사장은 황인범을 예로 들며 "젊은 선수들이 이곳으로 온 후 빅리그에 진출하는 청사진을 그려도 된다"고 했다.

황인범은 "내가 얼마나 발전할지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금 그 한계를 생각하고 싶지 않다. 현재가 황금기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내 커리어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여기에서 갈 길이 멀리 남아있길 바란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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