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2회 칸국제영화제와 함께 열린 칸 필름마켓 입구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포스터가 놓여 있다.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첫 주말에 접어드는 칸 국제영화제가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자 한국영화 유일의 경쟁부문 초청작 '기생충'을 주목하고 있다. 

'설국열차'(2013), '옥자'(2017) 등 글로벌 프로젝트에 주력하던 봉준호 감독이 '마더'(2009)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영화인 '기생충'(PARASITE)은 백수가족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글로벌 IT기업가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과외선생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기 시작하는 걷잡을 수 없는 일을 그린 가족희비극이다. 서로 닮았지만 따져보면 너무나 다른 가족을 통해 지극히 한국적이지만 보편적이기도 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 제72회 칸국제영화제와 함께 열린 칸 필름마켓 입구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포스터가 놓여 있다. ⓒ스포티비뉴스
2년 전 넷플릭스 영화 '옥자'를 처음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입성시키며 스스로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처음 초청됐던 봉준호 감독은 이미 칸과 인연이 6번째에 이를 만큼 칸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지니고 있는 한국의 대표 감독. 그가 한국으로 돌아와 선보인 지극히 한국적인 신작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봉준호 감독이 칸에서 수상의 낭보를 전해올지, 한국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기생충'은 올해 칸의 기대작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다. 마켓의 관심도 상당하다. 영국 BBC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꼭 봐야할 영화 10편'이란 기사에서 '기생충'을 첫 손에 꼽으며 "풍자와 판타지의 사회적 코멘터리"이자 "전혀 다른 사회적 환경에 놓인 두 가족 사이의 역학관계를 다룬 희비극"이라고 설명했다. 가디언 또한 칸에서 기대하는 영화 20편을 선정하며, 배니티 페어는 올해 칸의 가장 흥미로운 영화 18편을 소개하며 '기생충'을 포함시켰다. 

▲ 영화 '기생충'의 포스터를 전면에 실은 칸국제영화제 데일리 ⓒ스포티비뉴스
스크린데일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생충'을 표지에 싣고 관련 기획기사를 선보였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16일자 데일리에서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를 무려 세 페이지에 걸쳐 싣고 "한국의 장르 마스터 봉준호 감독이 가족희비극 '기생충'으로 칸의 경쟁부문에 귀환했다"고 썼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봉준호 감독을 두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전성기 스티븐 스필버그 같다"고 묘사했던 적 있이 있다면서 이력은 물론 작품세계, 신작 '기생충' 등을 자세히 다뤘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을 통해 현미경을 통해 보는 것처럼 세밀히 사람들과 사건들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며 전작과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기생충'은 원래 2013년 '설국열차'를 내놓기 이전부터 염두에 두고 개발하던 작품이라고 밝혔다. 또 "장르영화는 내게 공기이자 피와도 같다"며 장르영화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는 한편 넷플릭스와 공존을 배워가야 할 때라고도 언급했다. 

이 가운데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에 대한 깊은 애정과 믿음을 드러내 눈길을 모았다. 봉준호 감독은 페르소나라 할 수 있는 배우 송강호와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설국열차'(2013)에 이어 4번째로 함께했다. 

봉 감독은 "송강호는 내게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 시나리오를 쓸 때 나는 그를 염두에 두고서 신을 만든다. 그래야 좀 더 대담하고 독특하게 쓸 수가 있는데, 그건 그가 관객을 설득하고 마치 제 일처럼 느끼게 하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상하고 놀라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을 내게 주는 존재"라면서 "한국 관객들에게 송강호란 알 파치노와 호아킨 피닉스, 마이클 섀넌을 섞어놓은 듯한 최고의 배우"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봉준호 감독은 한국영화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적이 없으며,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적도 없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베를린국제영화제, 칸영화제 심사위원 경험을 언급하며 "그 과정이 복잡하고, 예측불가하며 또한 진짜 운이 좋아야 수상이 가능하다는 걸 안다"고 조심스레 답했다. 그러나 "한국영화가 황금종려상이나 오스카상을 타는 건 시간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내며 "알프레드 히치콕이 아카데미상을 한 번도 못 탔다는 걸 알지 않느냐. 그 과정은 다소 모호한 데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생충'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21일 오후 10시 칸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갖는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 주연 6인 모두가 레드카펫에 오를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가 크게 걸린 영화제 메인 행사장 팔레 드 페스티벌 전경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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