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논란에 휘말린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올림픽 스타디움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영국 런던 연고의 두 팀 첼시와 아스널의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EL) 결승 성사가 계속 화제를 만들고 있다.

UEFA의 조르지오 마르케티 경기 이사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대중지 데일리 메일을 통해 '두 팀의 결승전은 개최지 선정 당시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며 "바쿠로 오려는 팬들에게 발생한 문제에 대해 유감이다"고 전했다.

올 시즌 EL 결승전은 30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에서 열린다. 6만8천700명 수용할 수 있다. 결승전 장소는 2년 전에 결정됐다. UEFA가 유럽 클럽대항전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챔피언스리그(CL) 결승전 장소와 함께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바쿠는 영국 런던에서 비행 직선거리로 무려 4천152km(2천580마일)나 떨어져 있다. 반면, 첼시와 아스널 두 구단의 거리는 12km(8마일)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치러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양 구단은 UEFA로부터 각각 6천 장의 입장권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50% 가까이 감소한 3천여 명이 순수한 팬이 바쿠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거리가 워낙 먼데다 바쿠까지 직항이 없어 환승해 이동하는데도 8시간은 소요되기 때문이다. 육로 이동도 8일은 걸린다.

바쿠 국제공항의 1일 수용 능력도 문제다. 최대 1만5천 명이다. 항공편 증편이 힘든 이유다. 터키나, 독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우크라이나 등에서 환승해 와야 한다. 육로로 오기에는 너무 힘들다.

이를 두고 엘칸 마마도프 아제르바이잔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바쿠 공항은 시간당 1만 명의 방문객 소화가 가능하다. 394파운드(60만 원)면 프랑크푸르트(독일), 아스탄불(터키), 모스크바(러시아) 등을 거쳐 오는 항공편 이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유러피언 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를 유치해봤던 경험도 있다며 단일 경기 개최 능력은 충분함을 강조했다.

▲ 첼시-아스널이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만나게 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올림픽 스타디움

첼시와 아스널은 영국계 여행사 토마스 쿡을 통해 전세기편을 포함한 상품을 만들었지만, 1인당 979파운드(149만 원)라는 고가다. 1박이나 당일치기 여행으로 지불하기에는 막대한 비용이다. 당연히 최초 티켓 신청을 했던 팬들의 포기 사례가 늘고 있다. 마마도프 총장은 "이미 1만 장 이상의 티켓이 (아제르바이잔 밖에서) 팔렸다"며 영국인은 물론 다수 유럽인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쿠는 아직 분쟁 지역이라는 것이 영국을 포함한 유럽인들의 인식이다. 아제르바이잔과 인근 아르메니아가 1990년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전쟁을 치렀다. 이 지역이 아르메니아에 병합되자 연고로 하고 있던 카라바흐FK는 바쿠로 이전해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서고 있다. 아스널의 헨리크 미키타리안의 경우 아르메니아 출신인데 여전히 결승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복잡한 상황을 두고 마르케티 이사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 구단과 공동으로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동과 유럽 사이에 위치, 테러 위험까지 상존해 영국 외무부가 유럽 연합(EU)과 공동 대응에 나섰다.

물론 중립 지역에서 결승전을 치르는 점, 빅매치를 자주 보기 어려운 유럽 중소리그 운영 국가들에 기회를 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마르케티 이사다. 그는 "유럽 모든 지역에 유로파리그를 홍보하기에 적절하다"며 바쿠 개최를 옹호했다.


스포티비뉴스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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