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근이 5개월 만에 돌아온 본업 현장에서 웃지 못했다. ⓒ 제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제주, 박대현 기자] 로드FC 인기 파이터 박형근(33, 싸비MMA)은 케이지 밖에서 활동으로 더 유명하다.

지난해 UFC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쥐었다. 호평 받았다. 현역 선수로서 맞대결 포인트를 날카롭게 짚었다.

최근엔 고깃집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직업 목록에 세 칸째를 채웠다. '쓰리잡' 뛰는 남자로 화제를 모았다.

5개월 만에 돌아온 본업. 그러나 웃지 못했다.

박형근은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53에서 양지호(22, 로드짐 강남 MMA)에게 2라운드 종료 0-3, 만장일치 판정패했다.

초반부터 불꽃 튀었다. 서로 강한 미들킥을 한 차례 주고받고 클린치 싸움을 벌였다.

근접전 양상이 이어졌다. 거리가 좀체 벌어지지 않았다. 양지호가 1라운드 2분쯤 박형근 오른 다리를 붙잡고 넘어뜨렸다. 관중석에 탄성이 흘렀다. 상대를 충분히 넘어뜨릴 힘이 있다는 걸 증명했다. 

양지호는 묵직한 오른손 훅으로 박형근을 뒷걸음질치게 한 뒤 오른발로 툭툭 건드렸다. 미들킥, 로 킥 등 타점 높낮이도 다양했다. 이어 기습적인 태클. 

타격과 그라운드를 고루 섞은 플랜이 돋보였다. 베테랑 파이터가 휘청할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 

박형근도 만만찮았다. 1라운드 종료 35초 전 테이크다운으로 응수하며 한 템포 끊었다. 쉽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2라운드도 흐름이 비슷했다. 양지호가 적극성을 높이면 박형근은 날카로운 뒷손으로 맞대응했다. 팽팽한 기싸움, 수싸움이 이어졌다.

시간이 갈수록 양지호 킥이 힘을 더했다. 하이킥과 뒤돌려차기로 상대를 움찔하게 했다. 이후 틈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양손 훅. 

주먹과 발을 반박자 빠른 타이밍으로 뻗어 만만찮은 타격력을 갖췄음을 보였다. 2라운드 후반 들어서도 도드라진 반전은 없었다. 양지호 페이스로 경기가 흘렀다.

17일 계체 현장에서 둘은 예고편을 찍었다. 입씨름이 팽팽했다. 양지호가 "'황금 떡밥'을 안겨 준 로드FC에 감사드린다. 박형근 주먹이 '솜주먹'이란 걸 증명해 보이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가만 있을 박형근이 아니었다. 날카롭게 응수했다. 해설위원 출신다웠다. "(양지호 코치인) 이윤준이 기술, 피지컬, 멘탈 등 모든 걸 고루 잘 가르친 듯한데 딱 하나 '싸가지'는 안 가르친 것 같다. 내일(18일) 내가 회초리를 들겠다"며 맞섰다. 

그러나 실전에서 뱉은 말을 지켜 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로드FC 51에서 신승민을 꺾은 뒤 연승을 노렸던 박형근은 총 전적이 3승 4패 2무로 바뀌었다. 스물두 살 신예 양지호는 인지도 높은 베테랑을 잡으며 MMA 통산 첫 승(1패)을 신고했다.

스포티비뉴스=제주,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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