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배영수는 폭투로 실점한 뒤 "정말 창피했다"고 털어놨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민경 기자] "나이도 많은 투수가 거기서 폭투를 하고…, 창피하게. (이)용찬이에게 미안해 죽겠다."

배영수(38, 두산 베어스)가 마운드 위에서 느꼈던 감정이 모두 담긴 한마디였다. 베테랑이 위기에서 폭투로 동점 주자를 불러들인 상황을 자책했다.  

배영수는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시즌 5차전 5-4로 쫓기던 8회 1사 2, 3루 6번째 투수로 나섰다. 배영수는 3⅔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연장 11회 10-5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 이적 후 첫 승이자 지난해 5월 30일 한화 소속으로 선발 등판한 대전 NC전에서 승리한 이후 353일 만에 승리였다. 

첫 타자와 싸움에서 흔들렸다. 배영수는 1사 2, 3루 대타 배영섭 타석 때 폭투로 3루 주자 안상현을 불러들였다. 5-5 동점. 연장 11회까지 경기가 이어진 가운데 배영수는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동점을 허용한 자신의 투구를 만회하려는 듯 더 집중해서 공을 던졌다. 11회초 타선이 5점을 지원해 줄 때까지 필사적으로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배영수는 "10회부터는 와인드업도 안 했다. 혹여나 힘이 들어 갈까봐 무조건 정확하게 던지자는 생각으로 세트포지션 자세에서 던졌다"고 설명했다. 

만감이 교차했다. 배영수는 "창피하고, 형이 막아줘야 했는데 용찬이 한테 미안했다. 정말 20년 만에 마운드에서 떨었다. 점수 주면 끝난다고 생각하니까 떨리더라"고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과 코치진의 믿음이 큰 힘이 됐다.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이 보내준 응원도 3⅔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킨 원동력이 됐다.

배영수는 "감독님께서 중간중간 눈을 마주치면서 힘을 실어주셨다. 덕분에 나도 끝까지 던질 수 있었다. 여러모로 힘들었는데, 동생들이 더그아웃에서 응원을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이야기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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