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장자연(왼쪽)과 윤지오. 출처l윤지오 SNS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장자연 사건’ 핵심 증언자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가 진술 신빙성 의혹을 남긴 채 휴식을 갖겠다고 밝힌 데 이어, 결국 ‘장자연 사건’ 재수사는 어렵게 됐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장자연 리스트'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성범죄 재수사는 어렵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기 때문. 10년 만의 재조사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 셈이다.

과거사위는 20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장자연 사건'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고 장자연이 친필로 자신의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의혹이 집중됐던 가해 남성들을 이름을 목록화했다는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는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과거사위는 '장자연 사건'의 의혹과 관련해 수사 미진과 조선일보 외압 의혹 등을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핵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권고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 핵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이 정밀하게 진행됐지만 공소시효와 증거부족 등 난관에 부딪히면서 수사로 이어지지 못한 채 종료된 셈이다.

또한 과거사위는 술접대·성상납 강요 의혹 중 유일하게 처벌 가능성이 남은 특수강간이나 강간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 고 장자연.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장자연 리스트' 의혹 사건은 배우 장자연이 지난 2009년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은 내용을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불거졌다. 당시 수사 결과 장자연이 지목한 이들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나 여러 의혹이 끊이질 않았고, 이에 조사단이 과거사위 권고에 따라 지난해 4월 2일부터 13개월 넘게 이 사건을 새롭게 살펴봤다.

이 과정에서 고인의 동료였던 배우 윤지오가 장지연이 작성한 문건은 유서가 아니며, 자신이 문건에 적힌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봤고, 직접 장자연의 성추행 피해를 목격했다고 밝혀 사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 윤지오가 '장자연 사건' 증언 과정에서 신변에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방송화면 캡처

윤지오는 최근까지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검찰 그리고 과거사 위원회 진상조사단 등에서 모두 16번의 증언을 이어나가며 목소리를 냈다. 그 과정에서 윤지오는 다수의 매체를 통해 ‘10년 전부터 어떤 세력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에 해외로 이사를 하며 도피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증언 이후 유튜브와 아프리카TV, 인스타그램 개인 방송을 통해 ‘생존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후원계좌를 개설해 후원금을 모았다. 특히 자신이 집필한 책 ‘13번째 증언’을 발간해 주목을 받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지오가 경찰로부터 충분한 경호를 받았음에도 수차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신변이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서 모금하고 유족들의 동의 없이 고인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출간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증언의 신빙성과 고인의 사건을 영리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

▲ 윤지오가 김수민 작가 측에 고소를 당한 다음 날 캐나다로 출국했다. 방송화면 캡처

윤지오와 지난 2018년께부터 인연을 맺었던 김수민 작가는 박훈 변호사를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해 윤지오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면서 윤지오에 출국금지를 요청했지만, 고소당한 다음날 윤지오는 모친의 병간호 때문에 캐나다로 가야한다며 급하게 출국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거짓말이었다며 사실은 모친은 한국에 있다고 밝혀 대중들의 의심을 샀다.

‘장자연 사건’에 대한 13개월간의 조사 최종 결과를 하루 앞둔 19일 윤지오는 휴식을 갖겠다고 밝혔다. 윤지오는 지난 19일 자신의 SNS에 "저는 이제 일정이 끝났어요.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잠시 가지려해요. 늘 고맙고 감사하고 죄송하고 또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그는 "절 미워하시든 응원하시든 모두 귀한 분들이시니 건강과 행복이 따르시길 기원하고 기도드려요. 다만 악한 일을 행한 자들은 반드시 처벌받고 그 후에 여생은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매일 같이 기도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윤지오는 "저의 진심이 하늘에 전해졌으면 또 당신에게 전해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라고 적었다.

▲ 자신을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라고 밝힌 배우 윤지오. '스타K' 영상화면 캡처

결국 과거사위는 ‘장자연 리스트’ 규명하기 어렵다며 재수사 권고는 못한 채 종결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핵심증인인 윤지의 진술 신빙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진상규명 작업이 추진력을 얻기 어려웠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그간 자신을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라고 밝힌 윤지오가 어떤 입장을 내비칠지 궁금증을 모은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pres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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