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영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투수 배영수는 아직 팀의 중심이라고 하긴 어렵다. 지난해 한화에서 스스로 방출을 선택한 뒤 두산의 부름을 받았다.

당시 두산은 "우리는 여전히 배영수를 핵심 전력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배영수가 1억 원이라는 낮은 연봉에 아무 거부감 없이 사인한 이유였다.

이제 배영수가 새 유니폼을 입은 지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배영수는 팀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있을까. 한화에서 더 이상 효용 가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배영수다. 그런 배영수를 정규 시즌 우승 팀인 두산이 안았다. 두산은 배영수 영입에 만족하고 있을까.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배영수 영입에 대해 "100%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배영수를 통해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는 길을 찾았다는 의미였다.

김 감독은 "배영수가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몫을 하고 있다. 지금 보여 주는 정도만 해도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제 몫을 다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김 감독의 평가 시점이다.

김 감독이 배영수에 대해 큰 칭찬을 한 것은 그가 실점을 많이 한 뒤였다.

10일 창원 NC전에서 3이닝 동안 5피안타 3실점을 한 뒤에 내린 평가였다. 김 감독은 배영수가 최고의 결과를 내지 못한 뒤에도 "충분히 해 줄 몫을 했다. 승부를 들어가다 NC 타자들이 좋은 타격을 했을 뿐이다. 배영수의 잘못이 아니었다. 영입할 당시 기대했던 수준의 투구는 충분히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발이 조기에 무너진 뒤 기용된 투수였다. 그 정도면 우리 타자들이 따라갈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벌어 줬다고 할 수 있다. 실투가 장타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더 바라면 무리다. 팀의 투수력이 바닥을 보일 때 꺼낼 수 있는 매우 좋은 카드 몫을 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배영수는 홈런도 1개를 허용하며 NC가 달아나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배영수가 충분히 제 몫을 해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힘을 보태 주고 있다는 뜻이었다. 배영수의 헌신은 오래지 않아 힘을 발휘했다.

다음 경기. 배영수는 18일 SK전에서 3.2이닝 동안 삼진을 4개나 잡아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첫 타자에게 폭투를 내주며 동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이후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아 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장기인 슬라이더가 힘을 발휘하며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 김태형 감독의 만족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한 투구였다.

배영수는 불펜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후배들의 준비 과정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성적은 1승1패, 평균 자책점 3.32다. 21.1이닝 던지는 동안 볼넷은 3개만 내줬을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배영수는 두산에서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했다. 여전히 배우고 있는 것이 많고 훌륭한 후배들과 보내는 시간에서 얻는 것이 많다고 했다.

배엉수는 "(함)덕주의 체인지업을 보면서도 배우는 것이 많다. 다른 후배 투수들 공에서도 공부를 많이 한다. 불펜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된다.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공부가 많이 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 마운드 사정은 완전치 않다. 특히 마무리 함덕주가 빠진 불펜 사정은 빨간불이 켜져 있다. 그럼에도 두산은 잘 버티고 있다.

배영수를 비롯해 권혁 등 다른 팀에서 버린 선수들 역투가 큰 힘이 되고 있다. 두산이 여전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그 중 배영수는 감독의 만족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팀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 몫을 다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의 만족을 끌어 내고 있는 배영수. 그의 역투는 두산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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