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공식 보도자료.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기생충'의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첫공개를 앞두고 봉준호 감독이 전세계 취재진을 향해 스포일러 유출을 자제해달라는 글을 남겼다.

21일 오후 10시(현지시간, 한국시간 22일 오전 5시)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PARASITE)이 월드 프리미어를 갖는다. 전세계 최초로 영화가 공개되는 자리다. 이에 맞춰 '기생충' 측은 하루 전인 20일부터 전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본격적으로 영화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봉준호 감독이 보도자료 첫머리에 스포일러 유출을 주의해달라는 글을 남겨 전세계 취재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부탁드립니다'라는 굵은 글씨 아래 스포일러를 퍼뜨리지 말아달라는 봉준호 감독의 메시지가 담겼다.

▲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공식 보도자료. ⓒ스포티비뉴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탁드립니다.

요즘의 관객들은 기대작 개봉을 기다릴 때, 평소 즐겨찾던 영화 사이트도 멀리하고 사람 많은 극장 로비에서는 일부러 헤드셋을 쓰고 음악 볼륨을 높인다고 합니다.

물론 '기생충'이 오로지 반전에 매달리는 그런 영화는 아닙니다. 어느 고교생이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라고 외치는 바람에 극장 로비의 관객들이 좌절과 분노(?)로 치를 떨었던, 오래전 어느 할리우드 영화와는 분명히 다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크고 작은 고비들마다 관객들이 때론 숨죽이고, 때론 놀라며, 매 순간의 생생한 감정들과 함께 영화 속으로 빠져들기를, 만든 이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께서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쓰실 때, 그간 예고편 등을 통해 노출된 두 남매의 과외 알바 진입 이후의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 최대한 감춰주신다면 저희 제작진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영화감독 봉준호"

▲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봉준호 감독이 직접 쓴 글은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와 프랑스어까지, 3개 국어로 번역돼 칸국제영화제를 찾은 각국의 취재진에게 전달됐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관객들이 온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스토리 노출을 조심해 달라는, 조심스러운 한편 간곡한 마음이 담긴 글은 이전 칸 영화제에서 보기 힘들었다.

'기생충'을 투자배급하는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에 "우리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영화제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일 것 같다. 관객이 온전히 영화를 즐기길 바라는 봉준호 감독의 진심을 담은 글"이라고 귀띔했다. 봉준호 감독의 글은 오는 30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국내 취재진에게 전달되는 공식 보도자료에도 그대로 담길 예정이다.

'기생충'은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이자 평단은 물론 관객의 사랑까지 한 몸에 받고 있는 봉준호 감독이 '옥자'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7번째 장편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유일한 한국영화이기도 하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스타 감독'이자 칸의 총아이기도 한 봉준호감독이기에 한국은 물론 세계의 관심 또한 뜨겁다. 봉준호 감독은 올해 칸 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무려 150개  각국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바라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가족 희비극"이란 설명과 함께 극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몇몇 예고편과 줄거리가 공개된 것이 전부. 제작 단계부터 참여하는 배우와 스태프들이 각서를 썼다는 이야기가 나돌 만큼 엄격한 보안을 유지하면서 촬영을 이어왔다.

공개되는 '기생충'은 어떤 영화일까. 봉준호 감독을 필두로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에 이정은 박명훈까지, '기생충'의 주역들도 칸영화제에 입성했다. 준비는 끝났다. 칸 시간으로 21일 밤, 한국 시간으로는 22일 새벽 드디어 '기생충'이 공개된다.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영화 '기생충'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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