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막돼먹은 영애씨17'을 마친 배우 박수아. 제공|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대한민국이 모두 아는 이름, 애프터스쿨 리지를 버리고 배우 박수아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약 8년을 함께 했던 리지라는 이름 대신 배우 박수아로 새출발했다. 소속사도 정들었던 플레디스를 떠나 이범수가 수장으로 있는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로 옮겼다.

늘 하늘 위로 떠오를 것 같은 거침없는 예능감은 차분하지만 재치있는 입담으로 한 단계 무르익었다.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 '운명과 분노'에 이어 '막돼먹은 영애씨17(이하 막영애)'로 믿고 보는 배우로 향하는 계단을 또 하나 쌓은 박수아를 만났다.

-'막영애'를 잘 마쳤다.

"중학교 때부터 애시청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때만 해도 TV에서 보던 분들이랑 늙어가는 기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영광스럽게도 배우로 합류하게 돼서 너무 좋았다. 출연한 자체만으로도 영광이었다. 12부작이라 아쉬울 뿐이었다. 엔딩도 열린 결말이라 조금은 아쉬웠다."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를 이어가는 '막영애'의 힘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현실이 많이 반영된 드라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은 육아에 대해서 다뤘다. 워킹맘들에게 따뜻한 공감도, 시원한 사이다도 날려줄 수 있는 장면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또 제가 맡은 역할처럼 취업준비생 분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현실을 그대로 옮긴 듯한 이야기라 여러 시청자 분들이 다양한 공감이 가능한 것 같다."

-취준생 나수아 역할에 잘 몰입할 수 있었나.

"어떻게 생각해보면 제 지금 상황이 취준생이기도 하다. 오디션을 보러 갈 때 그 마음이 취준생 나수아 같다. 늘 오디션을 보러 가는 것이 면접 같다. 애프터스쿨 활동 경력을 제 프로필에 기입하지 않는다. '애프터스쿨은 잊어주세요'는 아니지만 늘 신인의 자세이고 싶어서다. 어떻게 보면 애프터스쿨 리지의 경력은 배우 박수아에게 있어 플러스일 수도 있고, 마이너스일 수도 있지 않을까. 0으로 돌아가 박수아로 시작하고 싶다."

▲ tvN '막돼먹은 영애씨17'을 마친 배우 박수아. 제공|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약 8년간 써온 리지라는 이름을 버렸다. 박수아라는 이름이 이제는 익숙해졌나.

"아이디를 만들 때만 해도 예전엔 리지를 많이 사용했는데, 요즘은 박수아를 사용하는 게 익숙해진 것 같다. 수아라는 이름은 회사와의 논의 끝에 결정했다. 제 본명은 원래 박수영이다. 그런데 레드벨벳 조이 씨가 배우로는 박수영으로 활동하고 있고, 소녀시대 수영 선배님 이름도 수영이다. 수아는 홍수아 선배님이 계시긴 하지만, 수아라는 이름이 많지는 않고, 여러모로 예뻐서 좋은 의미로 결정하게 됐다."

-애프터스쿨 멤버들과는 여전히 돈독한가.

"어제(인터뷰 전날)도 정아 언니를 만났다. 벌써 임신 5개월차인데 감회가 새로웠다. 멤버들끼리 시간 내서 자주 따로 본다. 생일도 서로 챙긴다. 서로의 집들이 다 가까워서 자주 보고 자주 연락하는 편이다. 단체 대화방이 늘 활성화 돼 있다. 단체 대화방의 분위기 메이커는 아무래도 주연언니인 것 같다(웃음)."

-배우로 완전히 전업해보니 어떤가.

"알면 알수록,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어렵다. 깊이도 중요한 것 같고, 다양한 감정의 중요성을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어렵다고 생각하니 더 어렵다. 예전에는 대본 외우기에 급급했고, 연기톤도 다양하지 못했다. 이제는 조금씩 배워가고 있고, 현장에도 자주 나가니 조금은 알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고 힘든 건 사실이다."

-조금은 나아진 점이 있나.

"대본 외우기?(웃음) 초반에는 대본을 정말 잘 못 외웠다. 이제는 쪽대본으로 나와도 빨리 빨리 외우게 됐다. 계속 읽으면서 단어를 눈으로 외운다. 녹음을 하기도 한다. 제가 제 목소리를 녹음해서 그걸 많이 듣기도 한다."

▲ tvN '막돼먹은 영애씨17'을 마친 배우 박수아. 제공|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막영애'가 열린 결말로 끝났는데, 시즌18에도 합류할 가능성이 있을까.

"감독님 생각에 달렸다(웃음). 사실 전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번 시즌도 할지 안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운이 좋게 합류하게 됐다. 작가님이 저한테 이런 캐릭터도 잘 어울린다고 하시면서 다음 번에는 순수한 캐릭터도 연기해봤으면 좋겠다고, 수아를 잘 연기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진짜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촬영을 했다. 촬영을 모두 마치고 다들 감사하다고 인사하는데 정말 눈물이 났다."

-'막영애'를 하면서 누구와 가장 친해졌나.

"라미란 선배님과 김현숙 선배님, 그리고 고세원 선배님이다. 고세원 선배님과는 친해져서 같이 게임도 했다. 저희 둘만의 인사도 있었다. 라미란 선배님은 극 중에서 언니였는데, 진짜 친언니처럼 대해주셨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걸캅스' 시사회도 다녀왔다. 그 시사회가 가족 시사회라 티켓이 거의 없었는데 저희 팀에서 4명이나 초대해주셨다. 선배님 역시 연기를 늦게 시작하셨다더라. 촬영하면서 정말 도움이 되는 조언이나 경험을 많이 말씀해주셨다."

-배우로서의 본인을 평가해본다면.

"아직 뭔가가 다 그려지지 않은 흰색 도화지 같은 배우라고 해야 할까. 뭘 그려도 예쁘게 그릴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 저만의 방식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그림을 그리려는 도화지인 것 같다. 예전에는 통통 튀고 발랄한 것들을 많이 했다. 그게 제 성격이었다. 예능 나가는 것도 늘 즐거웠다. 이제는 나이도 들었고 성장해서 차분한 느낌도 드는 것 같다. 그런 느낌을 그려나가고 싶다."

-어떤 수식어를 얻고 싶나.

"프리즘 같은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태양이 유리를 통해 다채로운 색깔을 내지 않나. 리지로서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같은 원색의 느낌만 보여드렸다면, 이제 다른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인정받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배우로서 출발은 했다. 다만 갈길이 구만리다(웃음). 구만리를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노력밖에 없다. 저는 일단 노력형이다. 예능은 성격대로 하지만, 춤과 노래는 다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었다. 하면 또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앞으로도 노력, 계속 노력해서 나아갈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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