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생충' 봉준호 감독(왼쪽)과 이미경 CJ 부회장. 한희재 기자 hhj@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베일을 벗는 D데이, 화제와 관심이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으로 쏠리고 있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기생충'(제작 바른손이엔에이)은 21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된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등 배우들, 제작진 등이 공식 상영에 앞서 오후 9시30분부터 진행되는 레드카펫에 오른다.

마침 이날은 앞서 오후6시 올해 칸영화제 최고의 스타들이 총출동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공개되는 등 칸의 화제작들이 한꺼번에 공개되는 날. 영화제가 막바지를 향하는 황금 시간대에 자리잡은 '기생충'은 한국은 물론 전세계 영화인들의 관심 속에 베일을 벗는다.

▲ 영화 '기생충' 스틸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가족희비극.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지만 결코 만날 일 없던 전혀 다른 가족이 뜻하지 않게 포개지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상황이 펼쳐질 전망이다.

동시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한편 자신만의 방식으로 비틀어낸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평단은 물론 관객의 사랑까지 한몸에 받고 있는 봉준호 감독은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대표 감독. '마더'(2009) 이후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2013)와 넷플릭스 영화 '옥자'(2017)를 거쳐 10년 만에 한국영화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가장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때문일까. 봉준호 감독은 칸 공식상영 하루 전 전세계 취재진을 대상으로 배포된 보도자료에 '부탁드립니다'라며 스포일러 유출 자제를 부탁하는 글을 실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그는 "실례를 무릅쓰고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며 "여러분께서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쓰실 때, 그간 예고편 등을 통해 노출된 두 남매의 과외 알바 진입 이후의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 최대한 감춰주신다면 저희 제작진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정중하게 메시지를 남겼다.

▲ 영화 '기생충' 스틸
봉준호 감독이 직접 쓴 글은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와 프랑스어까지, 3개 국어로 번역돼 칸국제영화제를 찾은 각국의 취재진에게 전달됐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에 "우리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영화제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일 것 같다. 관객이 온전히 영화를 즐기길 바라는 봉준호 감독의 진심을 담은 글"이라고 귀띔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칸영화제 참석도 화제다. 이미경 부회장은 20일 제72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을 밟았다. 이 부회장은 올해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며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을 맡은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을 응원하며 영화제 안팎에서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미경 부회장의 칸영화제 참석은 2009년 이후 10년 만의 일. 당시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 초청받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미경 부회장이 '기생충' 지원사격을 위해 이번 칸영화제를 찾았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세일즈 지원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AMPAS) 회원이기도 한 이미경 부회장은 국제 무대에서 두터운 문화계 인맥을 자랑한다. 이번 '기생충'에는 총괄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소개됐던 이수진 감독의 '우상'을 비롯해 해외 무대에서 선보이는 CJ엔터테인먼트 영화 곳곳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기생충'이 수상의 낭보를 전해올 수 있을까. 현지 사정에 정통한 영화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현지에서도 '기생충'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상당하다. 이미 봉준호는 세계에서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이름"이라고 귀띔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각국 매체가 무려 150여개에 이른다.

▲ 영화 '기생충' 스틸
정작 봉준호 감독은 담담한 소감만을 전했다. 칸 출국 전 한국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 당시 봉 감독은 "수상 가능성은 크게 없다. 그 사이에 낀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면서 "하지만 배우분들의 수상 가능성은 아주 높다"고 웃음지었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현지 데일리인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그(영화제의 심사) 과정이 복잡하고, 예측불가하며 또한 진짜 운이 좋아야 수상이 가능하다는 걸 안다"며 "한국영화가 황금종려상이나 오스카상을 타는 건 시간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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