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이후 해외 외신의 뜨거운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제작 바른손이엔에이)가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됐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등이 함께한 공식 상영이 끝난 뒤에는 8분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현장의 열띤 분위기를 반영하듯 외신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영국 가디언의 피터 브래드쇼는 "영화 '기생충'은 덩굴손처럼 뻗어 와 당신 속으로 깊숙이 박힌다"고 표현했고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는 "'기생충'은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다. 2003년 '살인의 추억' 이래 봉준호 감독의 가장 성숙한, 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한 발언이다"라고 평했다.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당신의 피부 아래로 파고들어와 이빨을 박아 넣는 영화"라고 표현했으며, 영국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활력 있고 타이트하게 조율된 코미디인 '기생충'은 무척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철저한 완성도를 가진 스토리로, 정점으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을 보게 한다"고 밝혔다.
인디와이어는 "봉준호 영화 중 최고다. 전작들을 모두 합쳐 자본주의 사회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공포에 관한,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인, 재미있고 웃기면서도 아플 정도로 희비가 엇갈리는 한 꾸러미로 보여준다"고 리뷰를 남겼다.또한 버라이어티는 봉준호 감독을 "단일 카테고리로 정의할 수 없는 영화들로 유명한 이 장르 변주의 신"이라 표현하면서 "그 신은 코미디, 호러, 드라마, 사회적 발언, 크리쳐 영화, 살인 미스터리, 채식주의의 성명서와 같이 장르의 계단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밟아왔다. '기생충'또한 이 리스트의 절반 이상에 해당할 구간을 오간다"고 평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가 보아왔던 그 어떤 전작보다, 웃음은 더 어두워졌고, 분노의 목소리는 더 사나워졌으며 울음은 더 절망적이다. 봉준호가 돌아왔다. 가장 뛰어난 형태로"라고 덧붙였다.
현장의 반응도 극적이었다. 시사회가 끝나고 만난 한 프랑스 기자는 "칸에 온 영화 중 베스트"라며 "사회의 폭력, 정치성, 가난한 이와 부자의 이야기를 모두 품은 이야기가 좋았다"고 말했고, 다른 프랑스 기자는 "판타스틱하다"며 "강력한 드라마이자 칸의 영화 중 가장 웃긴 코미디이기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에서 왔다는 한 프랑스인 영화제작자는 "상을 받을 것 같다"며 "개인적 바람이지만 봉준호가 황금종려상, 테렌스 말릭이 그랑프리를 받을 것 같다"며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무리지어 극장을 나선 프랑스인 관객들은 "트레 비앙(몹시 좋다)"를 연발했고 "마스터피스"를 외치기도 했다.
칸 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쥰은 "'기생충'은 올해 초청작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라며 애정을 감추지 않았고, 작품을 확인한 '기생충'의 해외 배급사들은 열띤 소감을 내놨다.
북미 배급을 맡은 Neon의 톰 퀸 대표는 "'기생충'은 매우 재미있고 자극적이며 아름답게 만들어졌으며 보편적으로 깊이 울리는 영화로, 미국의 수준 높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일본 배급사 Bitters End의 유지 사다이 대표 역시 "'기생충'은 다양한 측면과 오락 영화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나는 특히 유머 부분이 좋았고, 영화의 빠른 호흡에 압도당했다. 촬영기법 역시 아름답고 각 배우들은 환상적"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배급사 Gutek Film의 구매총괄 자쿱 두진스키는 "역시 거장다운 아슬아슬한 영화적 줄타기"라며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강렬한 스릴러가 잘 조화된 롤러코스터와 같다. 한동안 이렇게 대담하면서 참신한 영화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칸 영화제에서 이렇게 많이 웃고 긴장시키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라고도 털어놨다.호주-뉴질랜드 배급을 맡은 Madman의 폴 톤타 구매담당자는 "나는 '기생충'이 정말 좋았다. 이 영화는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담은 장난스럽고 코믹한 풍자이며, 봉준호 감독의 환상적인 영상미에 대한 뛰어난 재능과 대담한 미장센, 배우들에 대한 최고의 디렉팅이 담겨져 있다"면서 "또 하나의 걸작이다! 축하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또 러시아 배급사 Provzglyad의 탄야 돌즈헨코 구매총괄 담당자는 "영화를 보고 나서 봉준호가 여전히 참신하고 환상적인 감독이라는 것을 느꼈고, 특히 특유의 유머와 캐릭터에 대한 통찰이 느껴졌다"며 "이 영화를 러시아 관객에게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쁘고 러시아에서 개봉한 최고의 한국영화가 될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Koch Media의 모리츠 피터스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최고의 작품"이라고 밝혔고, 태국 Mono Film의 구매담당자 파티타 지타몬트 역시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고, 매 순간 재미있고 가치가 있는 영화였다"고 입을 모았다.
브라질 Supo Mungam Films의 그라시에 P 대표는 "'기생충'은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며, 봉준호의 모든 트레이드마크를 갖고 있으면서도 매우 놀랍고, 중요한 주제들을 정말 많이 다루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가족희비극. 5번째 칸에 온 봉준호 감독이 "역대급"이라는 뜨거운 반응 속에 심사위원들로부터도 뜨거운 호응을 얻게 될지 주목된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은 오는 25일 열린다.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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