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첫 승을 신고하지는 못했지만 배제성은 자신감과 가능성을 모두 얻은 채 팀 승리를 함께했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아쉽게도 승리 요건은 마운드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라졌다. 그러나 배제성(23·kt)의 표정, 그리고 팬들의 얼굴은 어둡지 않았다. 뚜렷한 가능성을 남긴 배제성이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배제성은 2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 3-1 승리의 발판을 놨다. 1-0으로 앞선 6회 마운드를 넘겨 데뷔 첫 승을 기대케 했으나 아쉽게도 불펜 난조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요소를 여럿 남긴 등판이었다.

배제성은 이강철 kt 감독의 최대 기대주였다. 김민과 팀 마운드를 이끌 선수로 낙점했다.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도 다양한 방법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자 애썼다. 그런 배제성은 다시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이대은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동시에 이탈한 상황에서 이 감독은 주저 없이 배제성에게 임시 선발의 몫을 맡겼다.

이날 투구는 효율적이었다. 두산 강타선을 맞이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투구로 상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과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힘이 있는 최고 149㎞의 패스트볼에 낙차가 큰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어 재미를 봤다. 이날 배제성은 전체 86구 중 33.8%(29구)가 체인지업이었다. 두산 타자들이 두 번째 타석부터 이 체인지업을 노리고 들어왔으나 워낙 움직임이 좋아 정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6회 동점을 허용해 배제성의 승리 요건은 금세 사라졌다. 하지만 이 젊은 투수에게는 굉장히 큰 동기부여가 될 만한 경기였다. 선두 두산을 상대로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것을 직접 느꼈다. 유망주들은 이런 계기가 성장에 큰 도움이 되곤 한다. 배제성이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어쨌든 팀이 이겼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볼 수도 있다.

경기 후 숨 죽이던 이강철 감독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선발 배제성은 가지고 있는 것을 마운드에서 발휘만 해주길 기대했는데 자신감 있게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이 이전과 확실히 달라져 놀라웠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배제성도 승리보다는 이날 경기 투구 내용에 의미를 뒀다. 배제성은 “리그 최고의 린드블럼 투수를 상대해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이기고자 하는 투구를 했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후배들의 응원 덕분에 스스로도 나를 믿었고 경기에서 질 것 같지도 않았다”면서 “선두타자 볼넷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보완해야 할 점을 개선해서 더 믿음직한 투수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런 투구 내용이라면 첫 승도 조만간 찾아올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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