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동계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 받는 여자 우승자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다. 하계 올림픽에서는 기계체조 여자 종합 우승자와 리듬체조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기계체조의 경우 종합을 비롯해 마루운동 뜀틀 이단평행봉 평균대 등 종목별로 메달이 걸려 있다. 그러나 리듬체조는 개인종합에 한 개의 금메달이 있을 뿐이다. 선수 생명이 짧은 리듬체조를 생각할 때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 어렵다. 그리고 시상대에 올라서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리듬체조는 1984년 LA 올림픽 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7명의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5, 러시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를 이뤘다.

마르가리타 마문(20, 러시아)은 카나예바가 매트를 떠난 뒤 '차세대 여제'가 될 선수로 평가 받았다. 카나예바처럼 뛰어난 기술과 표현력 그리고 무대 장악력까지 모두 갖춘 그는 2013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마문은 '리듬체조 신동' 야나 쿠드랍체바(18, 러시아)와 함께 현역 최강자로 평가 받고 있다. 마문과 쿠드랍체바는 각종 국제 대회에서 1위를 다투고 있다. 근소하게 앞서 있는 이는 쿠드랍체바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세계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마문이 한국을 찾았다. 마문은 26일 27일 이틀 동안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메이킨Q 리드믹 올스타즈 2015’에 출연했다. 이 공연에서 그는 후프 경기와 갈라 프로그램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한 합동 연기를 펼쳤다.

27일 2회 공연을 마친 마문은 인터뷰 자리에 나왔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에서 경험한 갈라쇼와 리듬체조에 대한 평소의 생각 그리고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이런 갈라쇼를 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동안 많은 곳으로부터 갈라쇼 출연 초청을 받았지만 이곳에 와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요. 러시아에서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출연하는 갈라쇼는 별로 없어요. 알리나 카바예바(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하는 갈라쇼가 유명한데 이 공연은 러시아 선수들만 출연합니다."

'리듬체조 최강국' 러시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4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고의 선배들을 둔 마문은 이리나 차시나(33, 러시아,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와 카나예바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장 닮고 싶은 선수는 그 누구도 아닌 '마르가리타 마문'이라고 힘주줘 말했다. 다른 이에게 영향을 받는 것도 좋지만 최상의 연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이는 자기 자신이라는 의미다.

내년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대한 각오에 대해 그는 "내가 금메달리스트가 됐으면 좋겠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리듬체조에서는 러시아 선수들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리듬체조 강국입니다. 올림픽에서 메달권에 진입할 후보들이 많아요. 알렉산드라 솔다토바와 야나 쿠드랍체바가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 같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이룬 쿠드랍체바는 마문의 '숙적'이다. 이들은 서로에 대해 감정적인 발언을 자제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있다. 실제로 마문과 쿠드랍체바는 "상대보다 내가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통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솔다토바는 이번 리드믹 올스타즈 2015에 출연했다. 곤봉을 가장 잘하는 그는 러시아의 기대주 가운데 한 명. 성장 속도가 빠른 솔다토바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우승 후보다. 

뛰어난 기술과 표현력을 모두 갖춘 것이 마문의 장점이다.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특허 기술'을 가장 많이 가진 이는 쿠드랍체바다. 기술 점수에서 쿠드랍체바에게 근소하게 떨어지는 마문은 간발의 차로 2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이들의 실력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마문과 쿠드랍체바는 현역 선수 가운데 '마의 점수대'인 19점대를 꾸준하게 돌파하는 '유이한' 선수다.

"기술은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표현력은 선수 각자의 자신 내면에 있는 것이 중요하죠. 감정을 표현해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면을 발전시키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러시아 선수들의 쮜어난 기량은 타고난 신체적인 능력과 두꺼운 선수층 그리고 치열한 노력으로 완성된다. 올 시즌 내내 수구와 씨름을 했던 마문과 솔다토바는 한국에 온 뒤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손연재(21, 연세대)와 함께 서울을 구경한 마문과 솔다토바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문은 "서울은 러시아와 매우 다른 곳이다. 주차장을 비롯해 소소한 것들이 모두 이색적이다. 이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고 즐거운 추억을 만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진1] 마르가리타 마문 ⓒ 스포티비뉴스 조영준 기자

[사진2] 마르가리타 마문 ⓒ Gettyimages

[사진3] 마르가리타 마문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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