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니 퍼거슨(왼쪽)이 8개월 만에 복귀전에서 웃었다. UFC 238 전 경기 영상과 하이라이트는 스포티비나우(spotvnow.co.kr)에서 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토니 퍼거슨(35, 미국)은 질문을 막았다.

"정말 괜찮아진 건가" 묻는 말에 고개를 저었다. 진정 걱정된다면 페이퍼뷰(PPV)나 끊으라고 농쳤다. 계속 몸 상태를 질문하면 욕을 퍼부을 거라며 으르렁댔다.

체육관보다 법원과 병원 다니느라 바빴다. 퍼거슨은 최근 이상 행동을 보였다. 벽 속에 사람이 살고 자기 다리에 누군가 칩을 심었다며 횡설수설했다.

아내 크리스티나가 오렌지카운티 가정법원에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하면서 알려진 이 내용은 퍼거슨 정신질환 의심을 낳았다.

그러나 실제 퍼거슨에게 명령은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 4월 6일(이하 한국 시간) 예정됐던 청문회에 크리스티나가 출석하지 않았다. 자동으로 접근금지명령 신청이 취소됐다.

이때부터 복귀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퍼거슨은 병원 진단과 데이나 화이트 대표 면담을 거쳐 컴백 날짜를 확정했다.

그리고 웃었다. 몸과 마음 모두 정상 컨디션임을 증명했다.

퍼거슨은 9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UFC 238에서 '카우보이' 도널드 세로니(36, 미국)를 2라운드 종료 닥터 스톱 TKO로 꺾었다.

포문은 세로니가 열었다. 앞손 잽으로 퍼거슨을 툭툭 건드렸다. 알 아이아퀸타를 잡았던 그 무기로 '엘쿠쿠이' 감각 회복을 방해했다.

둥글게 바깥으로 빠지는 듯하다가 뻗는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위력적이었다. 복귀 뒤에도 여전히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퍼거슨을 움찔하게 했다. 눈부신 핸드 스피드를 앞세운 세로니가 초반 우위를 점했다. 

2라운드 흐름도 비슷했다. 둘은 거리를 벌렸다가 순간적으로 전진 스텝을 밟고 거칠게 뒤엉켰다. 원거리에서 펼치는 백병전 느낌이 짙었다.

2라운드 종료 1분 30초 전 유효타 수가 자막으로 떴다. 퍼거슨 34회, 세로니 51회. 사실상 안면을 열고 둘 모두 적극적으로 주먹을 섞었다. 

백스핀 엘보와 로 킥, 슈퍼맨 펀치, 양손 훅 등 다양한 타격 기술이 옥타곤을 수놓았다. 퍼거슨이 2라운드 종료 공을 듣지 못하고 주먹을 뻗어 세로니 얼굴을 맞췄다. 그만큼 스탠딩에서 기싸움이 치열했다.

경기는 여기까지였다. 안와골절이 의심될 만큼 세로니 왼쪽 눈이 부어올랐다. 링 닥터가 세로니 상태를 살폈다. 약 15초 뒤 레프리가 두 손을 가로저었다. 의사 소견으로 매치가 중단됐다.

옥타곤 12연승으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새로 쓴 퍼거슨은 총 전적을 25승 3패로 쌓았다. 4연승이 좌절된 세로니는 통산 열두 번째 쓴잔(36승)을 마셨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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