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니 퍼거슨(사진)이 돌아왔다. 라이트급 양대 미끼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코너 맥그리거 이름을 지나치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토니 퍼거슨(35, 미국)이 돌아왔다.

8개월 만에 복귀전에서 '카우보이'를 따돌리고 웃었다. 기자회견장에선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이름을 입에 올렸다.

웃지 않았다. 엄숙했다. "현 잠정 챔피언이 하빕을 못 눕힌다면 내가 패 버리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퍼거슨은 9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UFC 238에서 도널드 세로니(36, 미국)를 꺾었다. 치열한 스탠딩 타격전 끝에 2라운드 종료 닥터 스톱 TKO로 이겼다.

멋이 났다. 마린 블루 색 정장과 하늘색 셔츠, 보잉 선글라스를 끼고 대회 종료 뒤 기자회견에 등장한 퍼거슨은 다짜고짜 "12연승을 완성했다. 내 다음 상대는 내가 결정한다. 난 그럴 자격이 있다"며 질의응답 포문을 열었다.

이어 "라이트급에서 뭘 더 증명해야 하나. 난 진즉에 타이틀 샷을 받았어야 했다. 그간 리그전(round robin tournament) 치르듯 주먹을 맞댔지만 이젠 지긋지긋하다. 퍼거슨이 돌아왔다. 나야말로 진짜 챔프"라고 덧붙였다.

쉴 생각이 없다. 퍼거슨은 11일 체육관으로 돌아가 훈련을 재개할 거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다분히 '준비된 행동'으로 본다. 오는 9월 8일 라이트급 통합 타이틀전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하빕과 더스틴 포이리에(30, 미국)가 이날 155파운드 챔피언벨트를 놓고 맞붙는다.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UFC 242가 무대. 

퍼거슨은 챔피언과 잠정 챔피언이 붙는데 둘 가운데 한 명이 중도 낙마하면 자신이 통합 타이틀전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게 명분에 맞다고 믿는다.

당당했다. 27전 27승 무패 파이터를 다섯 살 어린 애송이 취급했다. 

퍼거슨은 "하빕은 진짜 질펀하게 맞아야 한다. (정신 번쩍 들게) 복부에 펀치 2방을 제대로 꽂고 싶다. 포이리에가 못한다면 내가 할 것이다. 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와 싸움도 환영이라고 했다. 파이터로서 맥그리거를 존경하는 마음이 있고 이젠 서로 다른 소속사에 몸 담고 있어 일 진행에 장애물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머니 파이트를 치러야 한다면 '맥너겟(맥그리거를 비하하는 별명)'도 좋다. UFC 라이트급이 맥그리거를 그리워하는 걸 안다. 팬들도 (나와 맥그리거 같은) 파이터가 꾸준히 옥타곤에 올라 싸우는 걸 보고 싶어 하고 또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MMA에 발 들인 이유도 결국 그거 아닌가."

침을 튀어 가며 말을 잇던 퍼거슨이 오른손으로 책상을 툭툭 건드렸다. 씩 한 번 웃고는 작심하고 말을 뱉었다. 

"맥그리거를 파이터로서 존경한다. 그런 마음이 실제 있다. 하지만 인간 맥그리거는 별로다. 무례한 사람(douche)이다. (지난 4월 패러다임 스포츠 매니지먼트와 결별해) 맥그리거와 소속사도 이젠 다르다. 어떠한 장애물도 없다. 그 녀석 엉덩이를 걷어차고 싶다"며 세차게 마이크를 내려놨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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