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승부처에서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포효한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은 약간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굴하지 않은 류현진(32·LA 다저스)은 그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포효했다. 

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엔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무4사구 6탈삼진을 기록한 끝에 1실점으로 버텼다. 비록 불펜 난조로 시즌 10승을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1.36)는 지켰다.

2회 칼훈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고, 4회부터 6회까지는 계속해서 득점권 위기를 맞이하는 등 쉽지 않은 경기였다. 내야안타에 이은 수비 실책으로 맞이한 4회 2사 2루 위기를 정리한 류현진은 5회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는 라스텔라의 2루수 땅볼 때 병살 플레이가 이어지지 않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타구 속도와 수비수 위치를 봤을 때 실책성 플레이였다.

2사 1,3루에서 타석에는 트라웃이 들어섰다. 트라웃은 이날 첫 두 타석에서는 류현진을 공략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트라웃에 강한 천적이었다. 하지만 2점차 상황, 2사 1,3루라는 점에서 긴장을 놓을 수는 없었다.

초구 92마일(148㎞)이 높은 코스를 찔렀다.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트라웃은 여기서 다소 신경질적인 표정을 지으며 주심에 어필했다. 높지 않느냐는 어필이었다. 공교롭게도 트라웃의 어필은 3구째 효과를 보는 듯했다. 2S 상황에서 류현진의 3구 92마일 포심패스트볼이 몸쪽 높은 코스를 찔렀다. 방송사 스트라이크존만 보면 완벽하게 걸친 공으로 삼진이었다. 

하지만 어필이 효과를 봤는지, 아니면 정말 판단하기 애매한 코스였는지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류현진으로서는 다소 흔들릴 수 있는 여건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굴하지 않았다. 3B-2S 풀카운트에서 88마일 커터를 던져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마운드에서 감정 표현이 많지 않은 류현진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트라웃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에는 두손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음을 스스로 직감하고 있는 듯했다. 트라웃은 한숨과 함께 삼진을 인정해야 했다. 

3구에 대해 현지 중계진도 탄성과 함께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스포츠넷LA’의 노마 가르시아파라는 “완벽한 로케이션이었고 환상적인 투구였다”면서 스트라이크가 선언되지 않은 것에 의아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트라웃은 다음 타석에서 류현진의 승리투수 요건을 지우는 동점 투런포로 화풀이를 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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