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보아. 제공ㅣSM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지금은 세계적인 콘텐츠가 된 케이팝이지만 '아이돌 유행이 언제까지 갈까?'라는 논의가 이뤄지던 불과 몇 년 전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상전벽해처럼 느껴질 정도로 생소한 오늘이다. 그 길을 개척한 인물이 가수 보아라는 점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지난 2000년 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한 보아는 눈에 띄는 재능으로 빛을 발하며 아시아의 별로 떠올랐다. 일본 시장을 점령하며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간판 스타가 됐고, 제2의 보아를 꿈꾸던 수많은 소녀, 소년들을 양성시키며 국내 아이돌 붐을 넘어 케이팝 세계화의 기반을 닦았다.

보아가 뿌린 '꿈의 씨앗'들이 무럭무럭 자라 보아를 보고 가수를 꿈꾼 소녀시대, 소녀시대를 보고 가수를 꿈꾼 레드벨벳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지만 보아는 여전히 19년 차가 된 오늘까지 끊임없이 발전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모범적인 아티스트다.

정상에 오른 스타 입장에서는 가장 잘 하는 장르, 가장 대중 반응이 좋았던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이 편하고 위험 부담도 적다. 대중 입장에서 정상의 스타는 누릴 대로 누려본 입장이기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그동안 쌓아온 명성 이상의 것을 내놔야 평가절하되지 않을 수 있어 대부분의 톱스타들은 도전을 꺼리고 현실에 안주하는 편이다.

▲ 가수 보아. 제공ㅣSM엔터테인먼트

그런 의미에서 싱어송라이터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보아의 앨범은 많은 팬들, 그리고 후배들에게도 큰 깨달음을 준다. 최근 보아의 앨범을 살펴보면 주특기인 화려한 퍼포먼스 외에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스타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 덕분에 대부분의 음악 팬들 역시 '보아의 명곡'이라는 질문에 한두 가지 히트곡이 아닌 취향 따라 여러 앨범 속 수많은 장르의 곡명을 떠올릴 터다.

이런 노력 끝에 최근 몇 년 동안은 '후아유', 온리 원', '노 매터 왓' 등이 색다른 보아의 매력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고, 보아의 기존 명곡들만큼이나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명곡 라인업에 오르며 '퍼포머'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을 덜어내는데 성공했다. 

또한 '우먼'에서는 최근 가장 뜨거운 화두인 '젠더 이슈'를 녹여내 케이팝 신에서 상징적인 여성 아티스트로서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로 찬사를 받았다. 지난 4일 발매한 '피드백' 역시 싱어송라이터로서 대중성과 스타일리시함을 갖춘 시도로 눈길을 끈다.

빈지노에 이어 개코, 넉살로 이어지는 래퍼들과의 협업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음악 팬들의 유행 흐름 속 트렌디함을 캐치해 가수 보아의 캐릭터에 조합하려는 시도에서 프로듀서로서의 안목이 돋보인다. 이런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대중이 가지고 있는 가수 보아의 이미지를 서서히 변화시키고 확장시켜나가고 있는 셈이다.

▲ 가수 보아. 제공ㅣSM엔터테인먼트

보아는 앞서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인터뷰 등을 통해 "내 노래에도 레드벨벳 '빨간 맛' 같은 중독성과 대중성있는 느낌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 내용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가 되면서 보아의 놀랄 만큼 냉정한 자기객관화와 판단력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같은 노력에서 드러나듯 보아는 스스로 SM엔터테인먼트의 성장 주역으로서 정상의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가수 보아로서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매력을 발굴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데뷔하는 모든 가수들의 꿈은 "지금도 열심히 활동하는 선배들처럼 가능한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보아는 그 막연한 소망을 눈으로 보여주는 '새싹'같은 케이팝 가수들의 꿈이자 미래로서 '현역'으로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멋진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끝없는 스펙트럼 확장으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19년 차 가수 보아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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