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kt 내야진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박승욱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박승욱(27·kt)은 프로 입단 후 주로 유격수와 2루수로 뛰었다. 간혹 3루수도 봤다. 그런 그에게 1루수 글러브는 우연찮게 찾아왔다. 트레이드 후 팀 상황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강철 kt 감독이 반색이다. 긴급 처방이라 생각했는데 뚜렷하게 가능성을 보고 있어서다. 이 감독은 “승욱이가 1루를 봐주면서 팀 선수층이 깊어졌다. 멀티로 활용할 수 있으니 팀 운영에 도움이 된다”면서 “(오)태곤이가 안 좋을 때 (황)재균이를 1루로 쓰면 3루를 놓고 고민했어야 했다. 하지만 나쁘지 않다. 잘하고 있다. 실책이 있긴 했지만 내가 볼 때 많이 안정되고 있는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 5월 SK와 2대2 트레이드 때 kt 유니폼을 입은 박승욱의 재발견이다. 박승욱도 사실 1루수가 낯설다. 박승욱은 “2016년 소집해제 후 1루를 조금 본 적이 있었다. 당시 유격수에는 외국인 선수인 헥터 고메즈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낯설지만 해보자는 의욕은 누구보다 강하다. 박승욱은 “야수들이 송구를 잡기 쉽게 잘해준다. 2루 송구도 어려움은 없다”면서 “뭐라도 해야 한다. 경기에 자주 나가는 게 좋다”고 웃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경험이 없는 것치고는 안정된 수비력이라는 평가다. 덕분에 kt 내야도 하나의 카드를 더 쥔 채 남은 시즌에 임할 수 있다. 박승욱이 유격수와 2루수는 물론, 1루와 3루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업 선수 두 명을 둘 때, 한 명만 두면 엔트리 운영이 폭넓어지는 게 당연하다. 박승욱 효과다.

이 감독도 “박승욱의 영입으로 야수진이 기존 구상의 완전체에 가까워졌다”고 인정했다. 이 감독은 “우리 내야가 힘들었을 때 강민국이 복귀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조금씩 내야가 안정된 뒤 조용호를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했던 빠른 야구가 가능해졌다”면서 “송민섭도 해주고 있다. 배정대 부상으로 빠진 정도가 아쉽다”고 웃었다.

박승욱은 빠른 발도 가지고 있다. 타순 운영도 한결 편해졌다. 최근 kt는 심우준 박승욱이 하위타선에서 기회를 만들고, 김민혁부터 시작되는 상위타선에서 해결을 할 때 빅이닝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감독도 그래서 ‘9번 박승욱’을 계속 밀고 나가고 있다. 이 감독은 “박승욱 김민혁 모두 발이 빨라 병살타 가능성이 적다”고 이점을 설명했다. 

공격에서도 나름의 몫을 하고 있기에 더 그렇다. 박승욱은 6월 들어 타격에서도 좋은 활약이다. 11일까지 9경기에서 타율 0.364, 출루율 0.417을 기록하고 있다. 특급 성적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9번 타순에 배치되는 선수임을 생각하면 이 기록은 경쟁력이 있다. kt 내야의 경쟁 구도 또한 부추긴다. 1루수 박승욱이 의외의 트레이드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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