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벤투호의 경기에 나서고 싶다면 훈련장에서 자신을 입증해야 한다. 그래서 벤투호엔 긴장감이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해 8월 한국의 지휘봉을 잡았다. 10승 5무 1패.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땐 한국이 가장 익숙하게 사용했던 전술 4-2-3-1 형태를 유지했다. 아시안컵을 마친 뒤 3월 A매치 부터는 4-1-3-2 포메이션을 활용해 손흥민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스리백 전술을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전과 이번 3월 호주전에서 활용하긴 했지만 경기를 운영하는 '큰 틀'에서 변화는 없었다는 평가다.

아시안컵부터 벤투호를 향한 비판 혹은 비난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핵심 선수 손흥민의 혹사 논란과 함께 주전 선수가 고착화되었다는 지적이다. 결국 팀 내에 경쟁심이 사라지면서 주전과 비주전이 나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은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1-1로 비겼다. 그리고 선수들은 기용 논란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선수라면 훈련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 역시 훈련장에서 경기에 나설 자격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인범은 "(고착된 선발 명단은) 전혀 아니다. 팬 분들은 선수들이 어떤 훈련을 하고, 얼마나 간절하게 뛰시는지 모르실 수도 있다. 참 어렵다. 훈련 때도 그렇고 항상 주전, 비주전 없이 바꿔가면서 훈련을 진행한다. 그런 상황에서 결정을 내린다"면서 "어쨌든 선수들이 결과를 가지고 오지 못했을 때 이야기가 나온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 선수들 모두 감독님이 좋은 감독님이시라고 생각하고 믿고 있다"고 벤투 감독을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선제골을 기록한 황의조도 마찬가지다. 황의조는 "(논란에 관해) 선수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선택은 감독님이 하시는 것이다. 선수가 뛰고 싶다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감독님이 선택하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하는 것뿐이다.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선수들도 열심히 해서 기회를 얻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표팀 선수들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벤투호에 승선하는 선수들은 훈련장에서 자신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백승호 기용으로 확실해졌다. 백승호는 지난 3월 A매치 기간에도 소집됐지만 경기에 출전하진 못했다. 하지만 6월은 달랐다. 백승호는 "소집 이틀째부터 수비형 미드필더에 서고 어떻게 준비하라고 말씀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하고 운동 때 잘 준비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3월 백승호를 직접 소집해 가능성을 확인한 뒤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가다듬어 이란전에 기용했다.

벤투 감독은 "백승호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예다. 우리가 특히나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어린 선수들은 침착하게 인내를 갖고 기회를 주려고 한다"면서 "백승호의 경우 두 번째 소집만에 A매치 데뷔 기회를 얻었다. 우리가 파악했을 때 백승호가 기술적으로나 전술적으로 중앙에 위치할 때 본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소집에는 최대한 우리가 훈련 때 기대하는 역할, 원하는 부분을 많이 설명하고, 훈련을 통해 그런 부분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역시 훈련에서 기량을 입증한 선수에겐 기회가 돌아갈 것이란 명확한 메시지다.

여전히 이란전 이후에도 선수 기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모든 선택은 감독의 몫이다. 선수들도 외부의 비판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팀 내부에선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경쟁을 펼친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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